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기고
  • 기자명 이인권 객원논설위원

[이인권의 뷰포인트] 선거공약보다 ‘진정성·청렴성·합리성’ 따져봐야

  • 입력 2021.03.03 21:21
  • 댓글 0
이인권 객원논설위원

2021년 정치권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4월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과 부산이라는 양대 상징적인 광역단체장을 선출해야 한다. 게다가 내년 대선을 앞 둔 시점이어서 양 진영은 정권 수성이냐 탈환이냐가 걸린 대전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각 정당별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앞 다퉈 정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환상적으로 쏟아내는 공약들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이 나라는 샹그릴라가 될 것 같다. 정말 국민들의 삶은 걱정 하나 없이 환상의 세상 속에서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공약에 현혹돼 표를 던지지만 기대를 충족시킨 적은 별로 없었다. 물론 당연한 일이다. 사람이 계획한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획의 실현 여부를 떠나 국민의 기대치에 부합되는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한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이 또한 탁상공론적인 희망사항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선거란 정치적 지향점이 달라 표심이 갈라져 있는 집단의 표대결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어느 진영이든 일정 집권 시기가 지나면 전반적으로 우리사회가 성숙성과 행복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유권자는 선거 후보자들의 전시효과적인 공약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 정말 다양한 분야를 합리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 곧 멀티어십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진정성·청렴성·합리성을 지닌 인성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것을 분별해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요소가 다른 어느 능력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색깔이 다른 후보자들이 선거공약을 많이 내세울수록 당선 후 대립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개연성은 커진다. 공약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무리수를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또 국민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편 가르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사회는 이견, 불일치, 불화, 논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어 있다.

흔히 ‘컨센서스’(consensus)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것은 의사소통을 통해 의견을 하나로 모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사회에서 총의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국민의 생각을 결집시킬 수 있는 이성적 능력과 민심을 순화시킬 수 있는 감성적 수완을 내면화시키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선거란 입맛 당기는 공약과 달콤한 선전술과 끌리는 인상심기의 결과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 외형적인 표상들에서 내면의 진정성과 청렴성과 합리성을 통찰해 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어쨌든 민생이 팍팍해 힘들어하고 있는 요즘 유권자들은 선거 출마 후보들이 쏟아내는 공약들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민생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줄 양 들리는 정책들의 마법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핑크빛 공약들이 당선자들의 의지만으로 실현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일방적으로 밀어부쳐서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수반되는 직간접의 사회적 비용을 계량해봐야 한다.

공약된 정책들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재원이나 여건이나 정치역학 구도와 같은 주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정책수행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를 결속시키는 정치적 협력과 국민의 공감을 도출해 내야하는 프로세스를 필요로 한다.

이것을 간과하고 추진되었던 정책사업들이 얼마다 많은 상쟁과 갈등과 소진을 초래했던가를 우리는 많이 지켜보아 왔다. 그런 만큼 국민들은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들에 너무 물렁한 태도를 떨쳐야 한다. 그들이 진정 국민들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정신적·정서적 역량을 갖고 있는지 입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제 앞으로 어떤 선거이든 유권자는 물량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후보들의 선진의식을 꿰뚫어보는 훈련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민심을 존중하고 정서를 통합할 수 있는 공감력, 명실상부한 합의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는 지도력,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여 공감대를 쌓는 친화력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편집자 주> 이인권 객원논설위원은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와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저술로는 <예술경영리더십> <문화예술리더론> <긍정으로 성공하라> <석세스 페러다임>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이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