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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기고
  • 기자명 이인권 객원논설위원

[이인권의 뷰포인트] 올해 세계 사회의 흐름은 어떨까?

  • 입력 2021.03.20 13:34
  • 수정 2021.03.2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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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객원논설위원 · 문화커뮤니케이터

언어는 시대를 담아내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 사회의 문화 현상은그때그때 새로 만들어지는 언어에 담겨지게 되어있다. 신조어(neologism)는 일반어의 준말이나 외국어 또는 혼종어 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말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방송매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신세대들이 신어(新語)의 주역이 되고 있다.

올해 세계 사회의 흐름은 어떨까? 언어 속에서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영어사전은 매년 수차례 영어 신조어를 찾아내 정례적으로 소개해 왔다. 이번에는 2021년 올 한해 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신조어 성격의 영어 단어 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

① ‘Post-’(~이후) → 뉴노멀 사회

코로나19 발생 원년을 보낸 후 맞는 2021년의 다양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 ‘post’라는 접두어가 많이 붙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라틴어로 'post'는 ‘지나갔다’라는 뜻인데 이제는 일반명사와 합성되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우리도 ‘코로나19 이후’를 의미하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를 영어 그대로 쓰고 있다. 앞으로 ‘post-lockdown' 'post-Covid' 'post-2020' 등과 같이 새로운 일상과 사회 경제적 변화를 일컫는 단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 ‘Neurodiversity’(신경다양성) → 평등성 존중

이것은 인지 영역의 다양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을 차별 없이 정상적으로 받아들여 보통사람들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신경계 일부분의 장애가 있더라도 특정 영역에서는 오히려 정상인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기에 신경학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강조되는 선진문화권에서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래서 코로나 창궐로 경제혼란을 겪은 기업들도 근로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신경다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둘 것으로 기대된다.

③ ‘Net Zero’(탄소중립) → 지구 생태환경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직접 원인이 지난 1세기 동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래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문제와 자연 생태계 및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넷제로’ 곧 탄소중립은 배출량을 줄이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를 통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 가스의 양을 제로로 만들자는 목표다. 지구의 날인 오는 4월 22일 미국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정상회의도 개최될 예정이다. 따라서 올 한해 환경 관련 의제가 급속하게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④ ‘In-person’(대면) → 집합 활동방식

코로나19는 이전까지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말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수식어를 덧붙이는 계기가 됐다. 다름 아닌 ‘in-person'(대면 또는 현장)이다. 이제는 비대면 추세가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국이 시작된 2020년부터 일상에서 행해지는 집합 성격의 활동은 ’대면‘ 또는 ’비대면‘ 여부를 확실하게 밝혀주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벌써부터 영어에는 ‘in-person learning' 'in-person talks' 'in-person experience' 등 신조어들이 속속 대중매체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⑤ ‘Vaccine’(백신) → 글로벌 방역

코로나19의 재차 감염이 발생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적으로 ‘vaccine'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21년 한해 가장 효과적인 방역 수단으로 백신과 연관된 단어 사용이 고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vaccine’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vaccinus'에서 유래됐다. 여기에서 ’vacca‘는 소를 뜻한다. 이는 초기에 천연두 치료에 우두(牛痘)의 바이러스가 사용되었던 것에서 기인한다. 영국의 애드워드 제너가 처음 암소의 젖을 짜다가 우두에 한 번 걸려본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다.

이 5개의 상징적인 단어를 통해 올 한해 글로벌 시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언어에는 그 시대 문화가 반영되어 있어서 올해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 관련 방역과 백신 접종, 뉴노멀 시대, 평등성 존중, 지구 생태환경을 중심으로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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