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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풍향계
  • 기자명 양태경 논설위원

[빅테크 풍향계] 구글 데이터센터 화재… 러시아 왜 흥분했을까?

  • 입력 2021.03.24 17:03
  • 수정 2021.04.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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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화재가 구글•유튜브 접속장애 근본원인이란 증거없다!”

양태경 논설위원

요즘 국제정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말 그대로 요지경 속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과 중국이 알래스카에서 가진 첫 회담에서는 양국이 모두 발언 초반부터 설전을 벌이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국 대표단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발언의 수위를 높여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더니 첫 날 회담은 아무런 소득 없이 양국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싱겁게 끝났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장외 신경전까지 벌였다.

물론, 앞서 언급한 대로 국제정치라는 것이 워낙 요지경 속이어서 양국이 본 회담에서는 어떤 의제를 가지고 어떤 대화를 나눴을런지는 미지수이지만 회담 이후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 북한에게 손짓을 하며 밀착 외교를 펼치는 분위기다.

바이든 정부 들어 이전 트럼프 정부와 사이가 좋던 러시아와 미국이 다시금 신 냉전체제로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10일 프랑스 동북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구글과 유튜브 접속장애가 발생했다고 러시아 당국이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 구글을 비난하면서 양국 외교관계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는 모양새다.

쌩뚱맞은 트집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러시아 당국의 비난에 대해 구글이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 구글이 자사 플랫폼 접속장애가 스트라스부르에서 발생한 클라우드 제공업체 오브이에이치(OVH) 데이터센터 화재의 결과라는 러사아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일축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은 그간 노골적으로 이번 스트라스부르 데이터센터 화재를 두고 구글과 유튜브 접속장애의 원인이라고 지목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구글은 약 2시간 동안 지속된 플랫폼으로의 접속장애는 이번 화재와는 관련 없는 네트워킹 문제로 두 사건이 같은 시간대에 일어난 우연의 일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구글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태평양 표준시로 지난 3월 10일 02시에 러시아 인터넷 서비스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친 업스트림 네트워크 문제를 알게되었다”며 “이번 장애는 현지 제3자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가 라우터를 잘못 구성한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 측은 “광범위한 조사 결과, 오브이에이치(OVH) 데이터센터 화재 또는 자사 자체 인프라가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스콤나조르(Roskomnadzor)로도 알려져 있는 러시아의 통신, IT 및 매스컴 연방감독국은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 유튜브 및 기타 여러 플랫폼 서비스로의 접속장애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주요 유럽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로스콤나조르(Roskomnadzor) 측은 “우리는 소셜 플랫폼 트위터로의 접속 속도 제한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러시아의 주장이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불편해진 데 대한 생트집이나 시비거리가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러시아 언론을 차별할 경우 이들을 차단하도록 언론감시단체에 힘을 실어 줬지만 기실은 자살, 마약, 포르노와 관련된 3000여 개 게시물들을 삭제하지 못해 최근 트위터의 속도가 느려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데이터센터를 운영중인 오브이에이치(OVH)는 전 세계적으로 140개국에 걸쳐 16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제공되는 구글 서비스가 이 업체를 통해 라우팅 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에서와 같이 아직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다. 코인거래를 하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져 화를 냈을 수도 있고 유전과 송유관 개발이 거의 완료돼 가는데 미국이 갑자기 제동을 거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을 수도 있다.

국제정치가 늘 그러하듯 단순해 보이는 사건의 배후에는 엄청난 흑막이 있을 수도 있고 30년이 지나야 외교 기밀문서가 해제되며 그 진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떤 사건이든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이유없이 비난하며 외교문제로 비화시키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어떤 사건 뒤에 어떤 진실이 숨어 있을 지 늘 반문해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국제정치와 국제외교에서 대한민국이 국제미아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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