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앞둔 20대 청년의 안타까운 유언장

김성현 기자 승인 2021.07.22 17:38 의견 0
임종 앞둔 20대 백혈병 청년의 유언장(사진=칠곡군)

“친구들아 부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는 내 꿈을 대신 이루어 주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되고 나는 밤하늘 빛이 되어 세상을 밝히자”

백혈병으로 임종을 앞둔 한 젊은 청년의 유언장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유준범(칠곡군 왜관읍·20)씨로 그는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길 원했다. 그러한 소망에도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어 마지막을 직감한 유 씨는 자신이 다하지 못한 봉사의 꿈을 친구들이 대신 이루어 달라는 유언장을 남겼다.

유 씨는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독거노인을 돌보는 등 왕성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순심중 전교학생회장, 순심고 전교부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과 사교성이 뛰어났고 거친 축구경기를 즐길 정도로 건강했던 이 씨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2017년 빈혈 증상이 계속되어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초기 백혈병인 골수이형성이상증후군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2차례 항암에 이어 누나 골수를 이식받아 완치의 희망을 가졌으나 2019년 9월 재발했다.

고통스러운 항암 끝에 잠시 상태가 호전되었으나 2020년 5월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됐다.

최악의 상황에도 유 씨를 일으켜 세우며 용기를 주었던 것은 바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꿈이였다.

그는 삼성 서울병원 입원 중에도 소아암 병동에 있는 유아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2018년부터는 매달 일정액을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백혈병 환우들을 위해 기부하며 자신의 꿈을 처절하게 움켜잡았다.

유 씨가 꿈을 이루는 것을 돕기 위해 부모님은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살던 집을 월세로 돌렸지고 아버지는 낮에는 막노동과 밤에는 식당일로 누나는 치료비를 위해다니던 대학교를 자퇴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주변의 기도와 유 씨의 간절한 바람에도 지난 1월부터는 항암치료가 무의미해지고 고통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치료가 된 상황까지 이르렀다.

하루하루를 수면제와 마약성 진통제로 견뎌내던 중 잠시 정신을 찾은 유 씨는 누나에게 자신의 유언을 남기기 시작했다.

누나는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동생이 가냘픈 목소리로 들려주는 말들을 한자 한자 정성껏 써 내려 갔고, 잠시 정신이 들 때면 군에서 휴가 나올 친구를 기다리며 오늘이 몇일이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꼭 자신의 유언장을 친구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당부하고 당부했다.

유 씨가 태어나고 자랐던 칠곡군에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이름을 딴 봉사단 모집을 알리는 글이 SNS에 게시되는 등 그의 꿈을 응원하고 기리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어머니 윤경미씨는“아들은 죽어서라도 세상의 빛이 되고 싶은 마음에 별이 되고 싶어했다”며“아들을 기억하고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로 인해 마지막이 결코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소중한 후배가 자신의 꿈과 소망을 이루지 못한 것을 비통하게 생각한다”며“준범이의 간절한 바람처럼 지역 사회에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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