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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인터뷰] 천재의 공부법에 “꼼수로 맞서라”

'정답부터 보는 꼼수공부법' 저자 사토 야마토를 만나다


고교시절 성적 9등급, 최초의 1등 경험은 전교 꼴찌, 삼수 끝에 지방국립대 턱걸이 합격, 좋아하는 것은 애니메이션 <나루토>와 아이돌 음악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흔남흔녀의 이야기다. 전교 꼴찌에 3차례에 걸친 대입 도전경력이 눈에 띄긴 하지만 그것은 특별함이 아닌 특이함에 가깝다


부와 명예, 성공, 영향력처럼 모두가 간절히 원하면서도 갖기 어려운 것은 특별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웃음과 조롱거리, 또 어떤 사람에게는 연민과 동정의 대상일지도 모를 결점은 특이한 것이다. 본능적으로 특별함을 갈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특이함은 그래서 흔남흔녀의 평범한 개성으로 묻히곤 한다.


그런데 정작 이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는 흔남이 아닌,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특별한 엄친아. 일본 사법시험에서 단기간에 민법 과목 상위 5%의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을 거머쥔 변호사 사토 야마토가 그 주인공이다.


영원한 조연으로 살아야 할 것 같았던 그를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데뷔시켜준 것은 꼼수였다. 어린 시절 커닝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던 경험에 착안해 만들어낸 꼼수공부법으로 그는 인생을 바꿨다. 대학생이 된 친구들이 커플로 테니스를 즐길 때 옆에서 심판이나 봐줘야 했던 재수생 사토 야마토는 이제 꽃미남 변호사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몰고 다닌다


그가 펴낸 책 정답부터 보는 꼼수공부법’(위즈덤하우스)은 특이하지만 특별해지고픈 이들을 위한 합격의 정석이자,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향한 따끔한 일침이다. 지난달 30, 합격하는 공부가 간절한 독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한국을 찾은 사토 야마토를 공무원저널이 만났다.


 

 | 사토 야마토 |  


1983년 일본 미야기 현 출생고등학교 시절 내내 9등급을 받는 낙오자였지만 삼수 끝에 지방대학교 인문학부에 입학해 변호사의 꿈을 품게 됐다정답을 먼저 확인하고 문제를 푸는 꼼수 공부법을 통해 법학 공부를 시작한지 3개월 만에 명문 리쓰메이칸 법과 대학원 기수자 시험에 합격했고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응시해 민법 과목 상위 5%의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2011년 변호사가 돼 일류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다 2014년 레이 법률사무소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 사토, 꿈은 잠잘 때나 꾸렴


학창시절 사토 야마토에게 은 잠을 잘 때나 꿀 수 있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마저 포기할 정도로 그는 합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연스레 꿈이란 단어도 그에겐 낯선 문자가 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는 구구단도 제대로 외우지 못했고 고등학교 때는 전교에서 꼴찌를 했기 때문에 원래 공부 쪽엔 흥미가 없었죠.”


그랬던 그가 엄청난 학습량을 요하는 법학의 길을 걷게 된 것은 3번의 도전 끝에 누리게 된 대학생활 덕분이었다. “법을 공부하던 중 법을 얼마나 넓게 해석할 수 있는지 알게 되면서 공부의 재미를 새삼 깨달았죠. 당시 봉사동아리 부장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줄 수 있는 법조인의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창시절 내내 환상으로만 존재했던 꿈은 그렇게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왔다


대학교 4학년이 된 그는 마침내 목표를 향한 첫 걸음을 뗐다. 법과전문대학원 입학시험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당시 그가 가진 자산이라곤 용기가 전부였다. 인문학부에 진학한 탓에 법률적인 지식도 전무했고 대입을 위해 2년을 이미 소모했기에 시간마저 그의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는 여전히 합격하는 공부에 익숙지 못했다.


일본의 사법시험은 어렸을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치르는 시험인데 전 어렸을 때부터 넌 정말 바보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왔잖아요. 당연히 공부하는 방법이 명확하게 몸에 배어있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천재들과 경쟁해 이기려면 나에게 맞는 공부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을 하며 사법시험을 준비해야 했죠.”


사토 야마토, 그만의 꼼수공부법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월리로 합격의 원리를 찾다




그가 떠올린 것은 <월리를 찾아라>라는 그림책이었다. 수많은 군중이 그려진 그림 속에서 월리를 찾으려면 우선 월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야한다. 하지만 월리의 생김새를 모르는 독자들에게 <월리를 찾아라>는 그저 잡다한 캐릭터들로 도배된 지루한 그림에 불과할 뿐이다. 당연히 책이 담고 있는 스토리도, 월리를 찾음으로써 느끼는 성취감도 실종되기 마련이다.


저자에게 월리는 곧 문제의 정답이었다. 중요한 논점과 문제 해결방식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읽는 수험서는 월리의 모습을 모르는 상태에서 본 그림책과 같았다. 핵심을 모르는 공부에 재미가 있을 리 없고, 근본적으로는 합격의 비결이 있을 리 없다. 그가 두꺼운 기본서보다 문제집의 정답부터 확인하는 공부법을 택한 이유였다. 그리고 3개월 뒤, 그는 리쓰메이칸 법과 대학원 기수자 시험에 기적처럼 합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과서나 기본서를 먼저 익히고 문제를 푼 뒤에야 정답을 확인해요. 실제로 제가 정답부터 보는 공부를 할 때 많은 지인들이 그렇게 공부해선 합격할 수 없다며 만류를 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해서 합격하는 사람은 두 가지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재거나, 아니면 몇 년이고 시간을 압도적으로 투자한 끝에 합격하는 사람이거나.”


그의 꼼수는 기출문제집에서부터 시작됐다. 우선 기출문제집을 구입해 목차를 훑어보고 정답부터 확인한다. 정답을 본 뒤엔 문제와 정답을 맞춰보며 책을 읽어나간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정답을 어느 정도 익혔다면, 그 다음엔 풀이를 덧붙여 읽는 과정을 반복하되 점차 주의를 기울이며 읽도록 한다. 일반 문제집을 학습하는 것은 그 다음부터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시험엔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 바로 기본문제 60%, 응용문제 30%, 심화문제 10%’의 법칙이다. 시험문제의 60%를 차지하는 기본문제만 제대로 정복해도 합격권에 더욱 가까워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문제집을 학습할 때는 난이도와 출제빈도에 따른 분류가 필수적이다. 출제빈도가 높고 평이한 난도를 보이는 문제를 가장 우선순위로 놓고, 출제빈도가 낮으면서 거의 출제되지 않는 문제는 가장 후순위로 분류하면 무엇이 가장 시급한 공부인지 알 수 있어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기본을 정복하는 것만으로 합격은 무리다. 특히, 한 두 문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공무원 시험에선 변별력 있는 심화 문제를 맞혀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저자는 정답을 외운 시점이야말로 참고서를 공부할 순서라고 강조한다.


정답은 하나의 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정답을 습득한 뒤 기본서를 보면 점과 점에 불과했던 수많은 정답들이 비로소 연결되면서 아 이런 내용이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죠. 그 때의 감정은 지속성이 강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억의 되새김질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또 일반적인 공부법에 비해 빠르게 기본을 닦을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을 응용력을 키우는데 투자할 수 있죠. 결국 정답을 먼저 아는 것이 기본이에요.”

 


◈ 반복하라, 그리하면 풀릴지니


꼼수 공부법의 또 다른 핵심은 반복이다. 실전에서 기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심화문제에 풀이 시간을 할애하려면 방대한 분량의 지식이 두뇌에서 항시 대기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끊임없는 반복만이 그 답이다사토 야마토는 문제를 봤을 때 답이 떠오르는 시간이 0초에 가까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누구나 무섭고 힘들어서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지만 자기 몸에 제대로 익히게 되면 속도도 빨라지고 굉장히 편리한 도구가 되잖아요공부도 마찬가지에요. 가급적 짧은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는데 목표를 두고 반복적으로 학습을 하다보면 실제 시험에서도 습관처럼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수험생들은 문제를 풀고 나서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 뒤 다시 그 문제를 보는 우를 범하죠.”


반복학습의 필수 조건은 집중력이다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각이 없이 책장을 넘기는 행위만으로는 즉각적인 문제 풀이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노트 필기를 지양하는 이유기도 하다배운 것을 노트에 정리하려고 하는 순간, 사람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보다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게 된다결국 공부한 시간에 비해 남는 지식은 적기 때문에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그는 머릿속으로 지식을 생각하며 외우는 방법을 추천한다.


노트 필기를 하는 것보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외우면 기억은 더 잘 정착됩니다. 공부한 내용을 말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건 내가 그 내용을 아직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함께 공부를 할 수 있는 친구에게 설명을 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고, 대화가 어렵다면 내가 생각한 것을 종이에 쓰는 것도 좋습니다. 골똘히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술술 지식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을 거듭해야 하죠.”


합격은 누가 더 깨끗하게 노트에 필기를 하는지, 누가 더 오래 책상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은 어쩌면 책상에 앉아 수험서를 보고 있는 지금, 내가 이 내용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인지를 자문해보는 데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꼼수로 합격했지만, 그의 수험생활은 절박했다. 그 절박함의 근원엔 공포심이 있었다. 대학을 삼수하던 시절, 그는 돈이 없어 매일 300원어치의 콩나물을 볶아 먹고 가끔 컵라면이나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빈곤한 생활을 견뎌야 했다


대학생이 된 친구들과의 대화도 단절되면서 고독하기까지 했던 그의 경험은 다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는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이런 공포는 긍정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다.


수험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지만, 저에겐 슬럼프라는 게 없었어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이 방법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부법에 변화를 줬죠. 공부를 하면서 정신적으로 지치는 순간이 오면 내가 왜 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꿈을 이룬 뒤엔 무엇을 하고픈지 자신의 본심과 욕망을 직시해봤으면 좋겠어요.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내가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저자의 진솔한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꽃미남 변호사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그는 여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었다라고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학창시절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싶었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죠. 그리고 그 욕구를 직시한 덕분에 더욱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험생들은 대개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만, 내 욕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면 합격은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과 과정이라는 것도 알게 되죠.”


욕망은 동기를 부여해주기도 하지만, 수험생을 스트레스로부터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공부를 하다가 쉬고 싶을 땐 쉬는 것이 공부의 효율을 더욱 높여준다고 믿는다. 공부를 과하게 하면 오히려 다음날엔 이 정도면 됐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벼락치기 학습을 할 때 엄청난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처럼, 적당한 휴식은 학습자를 전력질주하게 해주는 동력이 된다. , 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기 위해 놀아야 하는 셈이다.


저자의 공부법은 확실히 우리가 답습해오던 일반적인 공부법과는 달랐다. ‘진짜 이렇게 공부해도 합격이 되나?’라는 의문은 그간의 공부법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일 터다. 어떤 독자들은 그의 책을 읽고도 기본서를 우선 공부하는 학습 패턴을 고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험생 스스로가 적어도 이게 내게 맞는 공부법인지한 번이라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꼼수 공부법>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꼼수는 정형화된 공부법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정확히 들여다보는 솔직함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 공부법은 버리라고 하고 싶습니다.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부법을 찾으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인생도 극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의 조언을 마지막으로 저자의 공부법이 합격하기에 충분한 방법인지에 대한 질문은 모두 끝났다. 이제는 그 질문에 우리가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