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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인터뷰] “합격, 머리가 아니라 방법이 관건”

전문가에게서 듣는 2017년 합격전략 - 황남기 교수(에듀윌)


그의 가방은 묵직했다. 주인을 잃은 가방이라면 필시 수험생의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정도로 그의 가방 안엔 모의고사와 기출 문제들이 인쇄된 문제지들로 빼곡했다. 가방 하나가 꽉 찰 정도로 방대한 양이었지만, 문제지 이 곳 저 곳에 투박하게 남겨진 푸른 메모는 누군가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머물다 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건 연구생들이 할 일은 아니에요. 선생만 아는 것이거든.” 아침식사를 하면서도 문제지 교정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그에게선 원칙에 대한 확신과 집념이 묻어났다. 헌법 과목 대표강사로 알려져 있지만, 수많은 공무원들을 양성해온 스파르타반과 합격하는 공부방법론으로 더욱 유명한 황남기 교수의 말이었다.


외무고시 수석합격의 이력이 방증하듯, 독한 수험생활을 거친 경험이 있는 황 교수는 그야말로 원칙주의자다. 그가 생각하는 선생이란 목표의식을 잃고 방황하는 수험생들에게 힘내!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응원을 해 주는 연예인 같은 존재가 아니다. 실전에 대비할 수 있는 높은 난도의 모의고사 문제를 직접 만들어 보여주고, 공부할 의지가 없는 수험생들에겐 희망고문 대신 그렇게 공부할 바엔 다른 길을 찾아라라고 바른 방향을 일러주는 것이 스승의 역할이라고 그는 믿는다


어쩌면 수험가에 난무하는 각종 상술과 작업 속에서도 그가 꾸준히 많은 합격생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원칙과 소신이 빚어낸 당연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원칙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고물로 취급되는 요즘, 매일같이 원칙의 가방을 지고 다니는 그의 어깨는 그래서 더욱 무거워보였다. 지난달 26, 그의 이름을 건 강의로 에듀윌에 새롭게 둥지를 튼 황남기 교수를 만나 그의 원칙 있는 합격 전략을 들여다봤다. 


남미래 기자 future@psnews.co.kr



초반엔 빠르게, 후반엔 느리게





Q. 수험생들 사이에서 강의 뿐 아니라 공부방법론으로도 유명한데, 공부방법론 측면에서 수험생들이 저지르는 잦은 실수는 무엇인가?

 

기본강의를 들을 때 기출문제를 같이 안 푸는 것이다. 수험생들 중에 충분히 기본서 내용이 이해돼야만 기출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게 가장 문제다. 첫 기본강의를 듣는 기간이 너무 길다. 그러다보니 뒷부분에 가선 정리나 암기를 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Q. 1회독에 걸리는 적절한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기출문제는 1회독할 때 10~15일 정도가 소요되더라. 그런데 가급적 기출을 포함해서 한 달, 짧게는 3주 정도면 적절한 것 같다.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면, 월화수목요일까지 하루에 인강 8개를 수강해 32~33강을 듣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해당 기출문제를 푸는 식으로 공부하면 3주 정도가 소요된다. 그렇게 하면 기본서와 기출문제를 3주 내에 끝낼 수 있다. 어차피 처음에 강의를 들으면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공무원 시험 과목도 다 학문인데 한 번에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대학에서 4년을 전공해도 안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너무 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전반적으로 이런 내용이구나’, ‘이런 문제들이 출제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공부해야지 초반에 꼼꼼하게 다 이해하려고 하면 그 기본 강의만 듣는데 1년 걸리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공부하면 뒤에 가서 문제를 풀 시간도 없고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시험장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Q. 아직도 수험생들 중에선 기본이론을 다 학습하고 난 뒤에 기출문제로 넘어가는 공부 방법을 고수하는 이들이 상당수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솔직히 말하면 과목 선생님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 선생님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과목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이 과목을 충분히 이해해야한다’, ‘강의를 여러 번 들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상업적인 목적도 있겠고, 선생의 입장에서 내 과목을 수험생들이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목표의식에서 나오는 태도일 수 있다. 그러나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그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7급은 7과목, 9급은 5과목을 1년 만에 해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험생과 선생님들 간에 괴리가 발생한다. 하지만 합격생들은 그 괴리를 잘 이해한다. 그래서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서 진도를 빼는데, 일반 수험생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이해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진도도 안 나가고 문제도 안 풀다가 막판에 가서야 문제 풀고 시험장가니 정리도, 암기도 안 된다. 스파르타반에 들어온 친구들을 보면 20회독을 한 친구들이 많다. 1년 코스면 그 전에 공부를 안 한 수험생도 10회독은 기본으로 한다. 합격자들 중엔 20회독, 30회독도 많다. 결국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방법의 문제다. 나는 그래서 초반은 빨리 가려고 노력하고 뒤에서 느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리하고 비교하고 정확하게 암기할 내용들은 뒤에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 보면 70점까지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한다. 하지만 나머지 30점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하는데 수험생들은 다 거꾸로 한다. 쉬운 부분은 엄청 오래하고, 뒤에 어려운 부분은 시간이 없으니까 날림으로 대충 공부한다. 그래서 평균이 7급은 70, 9급은 80점 나오는 거다. 그 방식으로는 불합격할 수밖에 없다. 1년에 3회독 하면 7급은 딱 70점이 나온다. 나도 기본서를 썼지만. 신림동에서 3년간 강의했을 때 이해를 못하고 강의했다. 3년이 지나니까 대충 내용이 이렇구나라는 감이 생겼고 10년이 지나서도 알게 된 내용도 많다. 그런데 수험생들이 그 많은 과목을 공부하면서 과연 완벽하게 이해하는 게 가능할까? 오히려 기본서 강의를 빨리 듣고 기출을 많이 풀어서 정확히 지도를 그려야 한다.

 

 

Q.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하면 얼마 만에 합격할 수 있을까?

 

일반 수험생은 7급 기준으론 1년 반, 9급은 10개월 동안 제대로만 공부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에 우리 스파르타 반에선 7급 공무원을 9~10개월 만에 합격한 수험생들도 많았다. 경기도 7급에 합격한 수험생도 법대를 나온 학생은 아니었지만 영어는 좀 잘 하는 편이었다. 공부한 경험은 고등학교 때 국사를 공부한 게 전부였다고 하더라. 9개월 만에 합격하는 수험생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전제는 영어가 돼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7급은 1년 반 정도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본다.

 

 

Q.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유형의 수험생은?

 

공부의 정확한 목표가 없이 들어오는 이들은 안 들어오는 게 좋다. 공무원 시험은 의지가 동반되지 않고서는 합격할 수 없는 시험이다. 일단 공부 분량이 엄청나게 많다. 합격생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일반 수험생과는 다르다. 그런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의지와 목표가 없이 되겠나. 그냥 취업자리가 없어서 오는 수험생들이라면 합격 못한다. 다른 취업하는 곳보다도 더 치열한 경쟁률이기 때문에 절대 쉽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인데, 수험생들이 그걸 쉬운 걸로 착각한다. 나의 집안, 재력 같은 배경과 상관없이 나의 능력만으로 합격할 수 있는 유일한 취업 창구이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합격할 수 있는 의지로 1년간 목표를 향해 밀어 붙이겠다라는 의지를 가져야 합격할 수 있는 것이다.

 

 

Q. 기억에 남는 합격생이 있다면? 

 

여러 명이 있지만, 스파르타반이 오전 6시에 문을 여는데 새벽 530분에 공부를 시작했던 합격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방대 1학년 학생이었는데, 알고 보니 추운 겨울에 매일 새벽같이 오니까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준 것이었다. 그 학생이 스파르타반에서 쟁쟁한 서울대학생들을 다 물리치고 1등을 했다. 그 결과 국회직에 단기간에 합격을 했는데 무엇보다도 일관성 있게 매일 530분에 와서 공부를 했다는 게 중요하다. “아프다”, “누구 생일이다등 여러 가지 이유들을 대고 자꾸 원칙을 깨뜨리면 끝이 없다. 명절이 없어야하고 생일도 없어야 한다. 아파도 책상 앞에 앉아서 조는 것이 리듬을 유지하는 거지, 안 나오기 시작하면 안 나올 이유들이 너무 많다. 수험생활에도 임계점이 있다. 그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엔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어두운 터널이 굉장히 긴데 그걸 뚫고 나가려면 일관성이 중요하다. 슬럼프가 있다고 할지라도 와서 졸면서 슬럼프를 이기려 해야지 집에서 누워있으면 안 된다.

 

 

Q. 합격에 있어 지능과 노력은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가?

 

솔직히 이 시험은 머리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객관식 시험은 패를 보여주고 치르는 거다. 패가 다 노출돼있기 때문에 방법만 정확히 알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지능은 별 문제가 안 될 정도로 머리만 달려있으면 된다. 7급 시험 합격자들을 보면 명문대학생들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서울대생들이 의외로 많이 떨어진다. 그만큼 공부에 올인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많이 한다는 방증이다. ‘행시를 볼까’, ‘차라리 취업을 할까’, ‘대학원에 진학할까등 다른 패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결국 실패한다. 하지만 이곳이 아니면 다른 곳에 갈 수 없다는 절박함을 지닌 수험생들은 일관성이 있는 편이다. 공무원 시험 문제는 지능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아니다. 9급 문제만 봐도 얼마나 문제 같지 않은 문제들이 많이 나오나. ‘슈림프인지 쉬림프인지 그게 뭐가 중요한가. 인터넷만 검색해도 답이 나오는 문제다.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 아니다. 또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이해를 하려고 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렇게 공부하다보면 속도가 느려진다

 


공무원 시험, 법 해석 능력 키우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Q. 지금의 시험방식이 공무원을 선발하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하는가?

 

일단 지금의 시험 방식은 성실한 사람을 뽑는 데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을 불필요하게 고생시키는 것이 많고 또한 법 집행에 있어서 공무원들이 법을 해석하는 능력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사자성어도 상식적으로 아는 수준이면 되지, 전문가들도 모르는 사자성어를 출제하는 것은 사람을 괴롭히고 공부 양만 늘리는 것일 뿐, 공무원의 자질과는 상관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시험에서 법조항과 케이스를 준 뒤 이게 법적으로 허용되는지를 물으면 법해석 능력이라도 키울 수 있는데 법도 항상 지식형으로 출제하니 법 조항을 줘도 해석을 못하는 공무원들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지금 시행령이나 조례를 보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내용이 상당히 많은데 공무원들은 기계적으로만 법을 적용한다. 따라서 공무원을 제대로 양성하는 시험제도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헌법 조항이나 법률 조항,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주고 이것이 상위법과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찾는 훈련을 하고 법조항간의 유기적인 해석을 할 수 있게끔 출제를 해줘야 한다고 본다.

 

 

Q.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시험제도 개편안에 대한 생각은?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안정성이기 때문에 시험제도가 자주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다. 우선 수험생들에게 유예기간을 충분히 주고 제도를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세무직의 경우 과연 사회나 과학을 공부하고 세무직 공무원이 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고 물었을 때 옳다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세무공무원이 되려면 어느 정도 세법을 알고 와서 교육을 받아야지, 연수 기간만 거친다고 세법을 다 아는 것도 아니지 않나. 시험 준비하면서 공부하는 내용들이 기억이 많이 남기 마련인데 그런 중요한 시점에 사회나 과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는 건지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한다. 또 법을 집행할 때 중요한 것이 행정법이나 헌법이다. 최순실 사태도 헌법에 대한 기본적 이해나 충성도가 없어서 발생한 것이다. 문체부를 비롯한 공무원들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가 아니라 옳든지 그르든지, 상관의 지시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됐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것이다. 헌법의 정신은 무엇이고, 행정법은 어떻게 집행하는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을 갖고 공무원이 돼야하는데 지금 시험은 기술적인 것에만 치중하게 한다. 3~4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미리 수험생들에게 공지를 해주고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과목 개편시점이다. 촛불집회만 보더라도 국민들은 헌법 준수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한데, 그걸 수행을 못하는 공무원들이 장기적으로 지시를 받을 수 있겠는가. 내가 봐도 공무원들이 헌법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Q. 7급의 경우 올해부터 영어 과목이 공인영어성적으로 대체되는데, 영어 과목이 빠지면 헌법이나 다른 과목의 난도를 높여서 변별력을 키울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인사혁신처는 아무 생각이 없다. 무슨 준비돼있는 게 없는 것 같다. 지난번에도 인사조직직류가 추가돼 우리가 계속 문의를 했는데 항상 발표된 내용이 전부라는 답만 한다. 그런데 정작 발표된 내용이 뭐가 있나. 아무 생각 없이 인사조직론만 넣어뒀다. 적어도 시험범위가 어디까지이고 예시문제 몇 개라도 제공하는 게 기본 아닌가. 영화도 만들어놓으면 짤막한 줄거리라도 보여주는데, 아무리 소수직렬이라도 예시문제 20개 정도는 수험생들에게 보여주면서 이렇게 나온다라고 알려주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인데 이런 태도도 다 국민을 피치자로 여기는 시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국민주권주의가 아니라 아직도 공무원 우월주의 사고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이다. 영어가 만약 빠진다고 하면 난이도를 어떻게 조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길 해야지 우리가 점쟁이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나. 난도를 높일 거라면 교수들의 출제시간을 현행 2주에서 3주로 늘려줘야 한다. 그래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지 않겠나. 이게 정상적인 국민주권국가다. 주인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어떻게 하겠다고 얘길 해야 하는데 아직도 국민이 주인이라는 의식이 인사혁신처에 없다. 그래놓고 지방직 7급 시험에선 기존처럼 영어 시험을 치른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부처 간에 협조를 해서 서로 유기적으로 시행해야지. 수험생 입장에선 서울시 시험 볼 땐 공무원 영어를 공부했다가 국가직 7급 시험 때문에 또 토익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과목 하나 늘린 것 밖에 안 된다. 영어 과목을 빼버린 과정 또한 좋게 보지 않는다. 최소한 3년의 유예기간은 줘야지 너무 유예기간도 짧았고 다른 부처 간의 협조도 전혀 없었다. 2015년에도 검찰 7급을 안 뽑는다는 발표를 봤을 때 처음에 인사혁신처의 실수인 줄 알았다. 그 때 검찰 7급을 공부하던 수험생들이 있어서 내가 달래주고 했는데 그 학생들이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인생을 바쳐 몇 년을 공부하고 있는데 1월이 다 돼서 갑자기 검찰 7급 안 뽑는다니 말이 되나? 그건 국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인사혁신처 공무원들을 보면 무능력의 극치라는 생각이 든다. 9급 시험과목도 개편하겠다고 하면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실무능력을 높이겠다든지,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어떤 과목을 추가할 것인지 여론도 수렴해야지. 마치 청와대처럼 다 비밀주의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공론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스스로 없애고 있다. 공무원 수험생들이 너무 착하다. 이런 식으로 시험 운영하면 사시 수험생들 같은 경우는 정부청사 앞에 가서 시위하고 난리를 피웠을 것이다

 


◆ 수험생들에게 합격으로 가는 '뗏목' 되고싶어



 


Q. 2016년 주요 시험들의 난이도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난도는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출제자들이 젊어지고 있고 고시를 준비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문제 내는 스킬이 옛날보다 좋아진 것은 많다. 하지만 너무 지엽적인 것들을 출제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공부 분량이 많아지고 있다. 판례도 지엽적인 것들을 출제하고 있어 공부에서 판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옛날엔 기출문제 지문만 봐도 충분했는데 이젠 낯선 지문들이 많이 나와 수험생들이 적잖이 당황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소거방법으로 풀 순 있지만 시험장에서 당황하다보면 사고가 마비돼 답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노량진 수험가에서 내는 모의고사 문제가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다. 옛날 신림동 문제 수준에 비하면 출제되는 모의고사의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조금만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당황해서 못 푸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 사실 기출문제 수준의 문제 지문만 너무 보는 것도 문제가 있다. 기출문제는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것이지, 그것만으로 준비를 끝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더 보충도 하고 비교도 하고 암기도 세밀하게 해줘야 하는데 결국 그건 수험생들이 아니라 강사들의 몫이다.

 

 

Q. 본인이 집필한 문제집은 수험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기본서 같은 것들은 정리나 비교를 잘해주는 편인 것 같다. 책을 배열할 때도 비교할 수 있는 내용을 같이 묶어줘서 암기에 도움이 되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수험교재라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 수험생들이 시간이 없기 때문에 대신 작업을 해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 역할에 충실하면 좋은 교재가 나온다. 교재는 수험생들의 시간을 줄여주는 쪽으로 써줘야 한다. 핵심 포인트가 무엇이고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잘 드러내주는 것이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

 

 

Q. 교재의 난이도는 일부러 어렵게 유지하는 편인지?

 

진도별 모의고사는 어렵게 내는 편이다. 합격하는 수험생 중에서도 40점 맞은 수험생들이 많다. 모의고사를 풀면 기본강의를 듣고 기출 2~3번을 풀어도 보통 40~50점 나온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그걸 10회독 정도 하면 합격하더라. 내가 이번에 합격설명회 때문에 대구에 내려갔는데 구미에 있는 한 합격생이 찾아왔다. 처음 보는 학생이었는데 혼자 방 안에서 공부했다고 하더라. 처음엔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헤맸는데 헌법 강의를 통해 공부 방법을 잡았고 진도별 모의고사에서 40점을 맞았다고 했다. 평소 인강에서 내가 항상 10회독은 해야 한다고 강조를 해서 무조건 10회독을 한 결과 합격할 수 있었다고, 고맙다면서 인사를 왔다. 모의고사는 실전보다는 좀 어려워야 조절이 된다고 본다. 그런데 많은 선생님들이 어렵게 안 내는 것 같다. 어렵게 내면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이 잘 하는 사람보다 많으니까 다 좌절하고 빠져나가는 게 두려워 힐링캠프 열어주는 차원에서 문제를 쉽게 내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인기영합주의인거다. 합격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수험생을 만드는 게 목표가 되어선 안 되는데 선생들도 학원들도 너무 수험생들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강사로서도 대중강의를 하는 것에 비애를 느낄 때가 있다. 과연 대중강사로 자리매김 하는 게 옳은 것인지 노량진에서 강의하면서도 회의감을 자주 느꼈다. 내가 합격생을 기르는 것인지, 수험생을 기르려고 강의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더라.

 

 

Q. 스파르타반에서 합격생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

 

워낙 합격생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수험생들에게 공부방법이 정확히 전달이 된다는 측면에서 시행착오가 적은 것 같다. 스파르타반에선 합격자 상담과 스터디도 많이 진행되고 있고 그걸 통해 수험생활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노하우가 전수되고 있다. 또 열심히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워낙 많아 공부 분위기가 잘 조성되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비결이라고 본다. 수험생활의 긴장감을 야기하는 것은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안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지만 벌점도 주고, 상담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결국 그런 수험생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퇴출된다. 일단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못 견딘다. 다른 수험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는데 자기만 졸고 공부를 안 하니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나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수험생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공무원 학원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자꾸 숫자만 늘리려고 해서다. 합격생을 배출하려는 의도가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공부에 열의가 없는 수험생까지 다 받아들여주고 수험생들의 불필요한 요구사항까지 다 들어줘서 공부에 생각이 없는 애들이 주인이 된다. 그럼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그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들어서 나가버리는 것이다.

 

 

Q. 앞으로 제자들에게 어떤 스승으로 남고 싶은지?

 

학원 강사는 뗏목과 같다. 수험생들을 합격의 길로 태워다주기만 하면 그 역할은 끝난다고 본다. 그 역할에 충실하는 게 학원 강사다. 수험생들이 정말 바라는 것은 합격이기 때문에 최소한 수험생들에게 합격으로 가는 뗏목이 되고 싶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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