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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부모 된 마음

부모님이 주는 부담감을
동기부여의 자산으로 삼자

국가직 9급 필기시험이 끝난 어느 날, 이번 필기시험 선택과목의 조정점수가 어떻게 되는지 묻는 전화가 걸렸다. 수화기를 통해 들리는 목소리는 젊은이의 목소리가 아닌 연륜이 있는 목소리다. 처음에는 장수생인가 싶었는데 찬찬히 통화하다 보니 학부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가직 교육행정직에 지원한 자녀가 공통과목에서 270점을 받았고, 나머지 과목에서 85점씩을 받았는데 합격할 수 있는지 물었다


상당히 높은 점수여서 그 정도 점수면 합격을 기대할 만 하다고 말씀드렸지만, 합격을 장담했다가 정작 불합격이면 나를 탓하지 않을까 싶은 소심한 마음에 그 정도 점수면 면접시험 준비하셔도 될 것 같은데 만약을 위해 6월에 있는 시험도 같이 대비를 해야 하시는 게 좋고요. 이번에 공통과목이 작년보다 쉬워서 합격선이 올라갈 것 같고, 교육행정직은 경쟁률이 워낙 높아서 변수가 많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학원 쪽에 문의하시는 게 더 정확한 답변을 얻으실 수 있다고 하니 이미 전화를 했단다.


아마, 선택과목에 조정점수제가 반영되면 대략적인 합격선을 알 수 있으니, 기자에게 선택과목의 조정점수를 알 수 있느냐고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하는 심정으로 전화한 것이리라. 누구에게라도 좋으니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안도감을 느끼고 싶은 심정도 있었으리라. 중요한 것은 이 전화를 한 것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아닌, 수험생의 부모라는 점이다


이 같은 전화가 한두 번 걸려온 것도 아니다. 자식의 점수를 묻고 합격할 수 있겠느냐는 전화는 그제도 어제도 계속됐다. 단 한 번도 수험생 본인의 전화는 걸려오지 않았다. 모두 공무원 수험생을 자식으로 둔 부모에게 걸려 온 전화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에게 불합격할 때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시험을 잘 보지 못해 부모님을 실망하게 한 것이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접한다. 1년 전에는 공무원시험에 떨어졌지만, 차마 부모님에게 시험에 떨어졌다는 말을 하지 못해 공무원이 된 것처럼 출퇴근하면서 사채를 쓰고 공부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수험생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마땅한 수익이 없는 공시생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마다치 않는 부모라는 존재는 든든한 지원군인 동시에 부담감을 주는 존재다. 하지만 합격을 위해서라면, 부모님의 지원으로 인한 부담감을 합격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실제로,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께 더는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아 열심히 노력했다는 답변을 많이 들을 수 있다. 부모님의 존재를 부담감이 아닌 동기부여로 삼은 것이다.


물론, 부모님이 주는 부담감을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 따위를 가장 싫어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고, 고생은 사서 할 이유가 없으며, 피할 수 없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 시험에 도전장을 던진 그 시점부터, 고난을 겪지 않으면 합격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난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너무 힘들다라는 말보다는 너무 힘드니까 빨리 끝내자라는 각오를 다지는 것이 합격을 위한 합리적인 자세다.


학부모도 자녀의 합격을 위해서라면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서 자녀의 점수에 대해 상담하는 것은 좋지만, 상담했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전하는 것은 큰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그저,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됐다라는 자세로, 자녀를 믿어주는 것이 자녀가 수험 스트레스를 겪지 않고 건강하게 수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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