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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공무원 많이 뽑는 것이 어때서?

좋은 일자리 부족한 현실에서 젊은이들의 공무원 선호 현상은 당연한 것
‘고시낭인’에 대한 걱정보다는 ‘취업낭인’에 대한 걱정이 우선시 돼야

최근 언론사 사설과 기사 등을 보면, 공무원 증원이 죄악이라도 되는 느낌이다. 포털 사이트 댓글을 봐도 그렇다. 대부분 세금 낭비라는 말이 많다. 공무원은 철밥통이다. 무능하다. 불친절하다. 세금이 아깝다. 사기업 일자리에 신경을 써라 등 부정적인 댓글이 주류다. 우리 사회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안 좋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렇게 인식이 좋지 않은 공무원인데 어째서 무수히 많은 젊은이가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청춘을 던지면서 노력하는지 아이러니하다.

 

무수히 많은 이들이 공무원이 되려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보다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급여 면에서는 살펴보면, 좋은 직장은 아니다.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평균 4,000만 정도 된다는데, 9급 공무원 초봉의 연봉은 최대로 높게 잡아도 2,500만을 넘기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공무원의 급여가 어마어마하다는 식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고위공무원을 제외한 하위공무원들의 급여는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급여 면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은 대신, 공무원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사기업에 비해서 채용과정이 투명하고, 엄청난 스펙을 요구하지 않으며, 육아휴직을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정년까지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몇 년 전 한 대선후보가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칠 때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회사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는 가치관은 구시대적인 관점이 됐다. “, 돈을 많이 벌고, 남부럽지 않게 성공해서 명예와 부를 모두 차지할 거야라고 외치는 청년보다 먹고 살 걱정 없이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들이 우리 주위에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육아에 대한 꿈조차 꾸기 어렵다. 좋은 교육과 성공은 비례하고, 좋은 교육에는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왜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느냐고? 갑자기 모든 이들이 이기적이 된 것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기에는 너무 어려운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귀여운 아이가 아빠 엄마 하면서 반기는 것은 모든 젊은 부부들이 꿈꾸는 광경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귀여운 미소를 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사정으로 출산과 육아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지 않았고 선택의 문제가 됐다. 자신의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누가 선뜻 아이를 낳으려 할까? 아이를 낳아도 누가 봐주느냐가 문제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의 대다수는 부모님께 또 다시 손을 벌린다. 우리 잘 키워주셨으니 손주들도 잘 키워달라고. 그렇다고 맞벌이를 하지 않으려니 학비와 생활비가 부족하다. 자기 자식을 세계에서 최고로 잘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육아휴직을 써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육아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기업 직장인들에게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신붓감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이 용이한 교사, 공무원 같은 직업군이 괜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은 많이 못 벌지만 정년이 보장되어 있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주말을 즐길 수 있고, 휴가와 휴일도 눈치 없이 쓸 수 있다. 심지어 육아휴직을 쓰는 데도 부담이 없다. 대체 인력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런 사기업 직장이 있다면, 공무원에 몰리는 젊은이들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볼 필요도 없다. 아니, 적어도 채용과정에서 우리 아들 잘 봐달라는 인사 청탁이나 부모님 뭐 하시냐라고 묻는 면접관, 대학교 간판으로 서류심사 합격 여부를 따지는 인사담당자만 없어도 공무원만 쫓는 청춘들을 탓할 일이 없어진다.

 

이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시점에서, 많은 젊은이가 공무원에 몰리는 이유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래서 좋은 일자리를 더욱 늘리겠다는 데 어째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공무원 증원을 바라보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세금 낭비라고? 세금은 국민을 위해서 쓰는 비용이다. 취업을 원하는 많은 이들도 국민이다. 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히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는 비용이다. 공무원 시험에 대한 선호도가 고시낭인을 양산한다고? ‘고시낭인을 외치기 전에 취업낭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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