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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칼럼] 삶에는 ‘때’가 있는 것

인생의 길목에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Q. 안녕하세요, 진 선생님저는 처음 선생님을 뵌 게 8년 전이었습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 하다 법원에 근무하시는 아버지를 따르고자 결정하고 그해 3월 마지막 날 23일간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다음날 개강하는 수업을 듣고자 엄마가 차려준 저녁을 허겁지겁 먹고 상경할 때 버스에서 느끼던 묘한 긴장감과 첫날 강의실을 잘못 찾아 자습실에 앉아 당황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고교 졸업 후 빈둥거리다가 부모님께 이끌려 강제로 군에 입대하여 생활하던 중 대학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역 후에 대학입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버님께서 법원직 공무원시험을 알려 주셨고, 공무원은 고졸이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법원직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은 순조로웠습니다. 모든 과목이 그렇듯 앞부분은 초심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었고 민사소송법을 제외하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학원의 원장이신 선생님은 처음 봤음에도 왠지 모르게 친숙하게 느껴졌고 지금 생각해보면 실례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께서 승진시험을 위해 공부하시던 컴퓨터 모니터 속 선생님들을 실제로 뵈었을 때는 연예인을 본 것과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한 연상의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수험생활 중에는 연애관계는 창설도 청산도 말라하신 선생님 말씀을 어긴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청운의 푸른 꿈은 잊고, 수업도 빠져가며 노량진에서 신선놀음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선생님들의 농담 말고는 수업 내용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고 급기야는 수업을 빠지는 날이 더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시험에서 연거푸 실패하였습니다.


꿈에서 깨고 현실로 돌아온 제가 염치없이 아버지께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 이상 방황해서는 안 된다. 얼른 취직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력서를 써놓고 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학력은 고졸에 운전면허 말고는 자격증도 없었으며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입장을 바꿔 제가 면접관이라고 해도 제정신이라면 채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어렵사리 몇 곳의 회사에 원서를 내어 합격을 하고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생활 몇 년이 되어도 저는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항상 마음은 공무원을 향해 있었고, 회사생활은 실력은 없지만 열심히 하는 직원에 그쳤습니다.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고 있는 불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인생 최대의 고민에 휩싸였고, 이름 없는 중소기업의 말단 직원이었지만 인생이 확 바뀔 만큼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얼마 안 되는 푼돈을 벌고자 양심을 버리기는 싫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사표를 내고 다시금 노량진으로 돌아왔습니다


6년 전 선생님의 품을 떠났던 제자는 세상의 풍파에 상처투성이였으나 선생님의 미소가 이제 다 괜찮다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서른 살에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 이제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된다. 생각하며 공부를 했지만 이번에는 몇 년 전부터 괴롭히던 두통이 문제였습니다. 큰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병명은 뇌종양이었습니다. 지금은 수술을 받고 치유되는 과정입니다.


더 나빠질 것도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살아왔지만 그때마다 항상 더 깊은 수렁이 있었습니다. 형법뿐만 아니라 인생의 가치관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선생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힘들고 답답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빛이 되어주셨기에 제게는 등대와 같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세월 길을 잃고 헤맸지만 그 불빛을 보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단기간에 합격하거나 높은 성적으로 합격하는 훌륭한 제자들이 많지만 부디 이 못난 제자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다면 하루하루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기쁜 소식과 함께 꼭 찾아뵙고 싶습니다.

   



A. 자네의 오랜 방황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네사람의 생애에는 많은 기회와 고비가 있고, 그때마다 이를 나의 것으로 만들거나 혹은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인생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인데, 자네의 지난 시간들은 하나하나 정말 아쉬운 점이 많아서 그게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구만


자네의 삶에서 찾아왔던 수많은 기회들을 잡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버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네. 인생에는 그때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고 나는 생각하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자네는 자네에게 찾아온 바로 그 를 놓치고 말았던 것일세.


그런데 자네가 좌절하기에 자네는 아직 너무도 젊네. 그러니 이번에 다시 찾아온 수험생활의 기회만큼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고, 또 자네의 각오를 보자니 이번에는 놓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이 보이는구만


무릇 성공하는 사람,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와 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 이들이라네


자네는 지금까지 자네에게 주어진 기회와 시간을 붙잡지 못하여서 이런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지만, 지금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자네에게 다시 온 이 소중한 기회를 잡는다면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는 모두 추억으로 돌리고 앞으로 자네의 삶을 자네의 의지대로 살아가게 할 가장 소중한 기반을 닦게 될 것이네. 그러니 부디 지금의 를 자네의 것으로 만들어 가시게.


진용은 교수

KG패스원 공무원 학원

법원·검찰 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