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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칼럼] 쉬운 행정학 강의 - 비교행정론, 발전행정론

비교행정론과 발전행정론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 정립된 이론입니다. 발전행정론은 비교행정론의 한 분과로 시작한 이론이므로 발전행정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교행정론의 성립배경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식민지 국가들이 독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자본주의 체제의 중심인 미국과 공산주의 체제의 중심인 소련의 이념대립으로 세계는 냉전체제에 돌입하게 되었죠. 미국은 소련의 공산주의를 봉쇄하고 자본주의 중심의 세계질서를 세우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일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낙후된 개발도상국의 발전이 중요한 과제였고, 미국의 발전된 행정이론을 개발도상국에 그대로 적용하여 개발도상국을 발전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환경이 선진국과는 크게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미국의 행정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쉬울 리는 없었고 예상했던 효과를 거두지도 못했습니다.


1950년대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발전한 것이 비교행정론입니다. 비교행정론은 기존에 미국의 행정이론이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이론이라는 믿음을 버리기로 합니다. 환경적 요소가 다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행정현상을 비교하여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어느 국가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행정의 일반원칙을 도출해내려는 것입니다. 비교행정론은 과학적 연구에 초점을 맞춘 이론으로 정치와 행정의 관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비교행정론의 대표적 학자인 리그스(F.Riggs)는 생태론적 연구방법을 취하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비교하여 사회구조(환경)와 행정체제의 특성에 따라 세 가지 모형으로 나누었습니다. (‘생태론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와 같이 환경과 행정 또한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시각에서 행정현상과 환경의 연관성을 파악하려는 연구방법입니다.) 전통적 농업사회는 정치, 경제, 질서유지, 교육 등 사회의 여러 가지 기능들이 채 분화되지 못하고 섞여있는 융합사회이며 근대 산업사회는 분화가 이루어진 분화사회라고 보았습니다.


개발도상국은 융합사회에서 분화사회로 발전되는 중간단계에 있는 전이사회로 프리즘적 사회입니다. 백색의 단일한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무지개색으로 분리되는 것처럼 융합사회가 프리즘적 사회를 거치면서 분화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리그스는 프리즘적 사회의 행정체제를 사랑방모형(sala model)’로 명명했습니다


여기서 사랑방은 소설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에서 손님인 아저씨가 놀러 오시는 방이죠. 사랑방은 주인이 거하는 방이기도 하면서 남자손님이 오시면 응접실 역할도 하는 공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주인과 가족들만 사용하는 안방도 아니고, 업무만을 위한 사무실도 아닌 애매한 중간적인 사회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입니다.


한편 비교행정론자인 이스턴(David Easton)은 조직을 여러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진 유기체로 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행정을 파악하려는 체제론적 접근방법에서 정치체제론을 제시했습니다. (체제론은 이스턴이 바라본 비교행정론적 시각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유기체란 생물처럼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체를 이루는 조직체를 말합니다. 생물의 뇌, , , 장기 등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전체 생물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각각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정치체제도 환경, 투입, 전환, 산출, 환류의 각각 요소가 상호작용하면서 전체 정치체제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환경은 행정체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환경을 총칭합니다. 투입은 국민의 지지와 요구 등 여론이 행정에 전달되는 것입니다. 전환은 이러한 투입을 산출로 바꾸는 논의 과정입니다. 산출이란 논의를 거쳐 정책이나 사업이 시행되는 것입니다. 환류는 산출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정책에 대한 평가는 다시 새로운 요구와 지지를 형성하여 투입과정으로 연결됩니다.


이스턴은 정치체제 모형을 각 나라의 행정을 환경, 투입, 전환, 산출, 환류의 각각의 측면에서 비교·분석하는 틀로 활용했습니다.


비교행정론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행정을 비교·분석하는데 공헌했지만 급격한 사회변동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정태적인 성격의 이론이었습니다. (‘정태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정태적이라는 것은 급격하거나 큰 변화를 다루지 않고 점진적인 변화나 변화가 없는 상태만을 다룬다는 뜻입니다.) 발전이 더딘 상태였던 개발도상국은 점진적인 발전이 아닌 급속한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정태적성격의 비교행정론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비교행정론은 환경에 따라 행정이 결정된다는 입장으로 환경이 낙후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과 같은 행정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비관적인 시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