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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공무원 칼럼] 공직(공무원)에 대한 생각

공무원에 대한 동상이몽(同床異夢)을 살펴보다.

언론이나 대중매체에서 공직자 또는 공무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좋은 소식이라기보다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종의 자극적이고 공분(共忿)을 살만한 이야기들은 국민들의 공직에 대한 이미지를 좋지 않은 방향으로 고착화하곤 한다. 하지만 공무원 뉴스 중에 변함없이 나오는 것 중 하나는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공무원 시험에 관한 것이다. 공시(公試; 공무원 시험)는 취준생(취업준비자)들이 한 번쯤은 진로를 선택할 때 고민해보고 실제로 공직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면 공무원이나 공직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부 공무원들의 비위나 부패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공직이나 공무원의 신뢰를 떨어뜨리곤 한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들이 하는 일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나올 정도이다. 

이러한 부분은 공직 자체에서 기인했기에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성실하고 묵묵하게 일하는 공직자들도 일부 문제를 일으킨 공무원들로 인해 같이 평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공직 사회에서 지속해서 노력하면서 분위기를 바꿔 가야 할 일이라고 본다. 

한편, 공무원에 대한 인기는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다소 공무원 시험 응시율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은 물론 일부 중·장년층도 공직에 응시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서 노량진 수험 가는 공직에 임용되려는 수험생들로 가득차고 좁은 공직의 문을 향해 지금 이 시각에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렇게 공직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은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의 이웃 중에는 깐깐한 이웃이 한 명이 있었는데 지자체에서 집행하는 여러 행정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었다. 공직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그 이웃이 조금 너그럽게 주민 행정을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오히려 내 한마디가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공직이나 공무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알고 있던 차 어느 날 승강기에서 그 이웃을 마주하게 되었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출근길을 나서던 중 그 이웃이 나를 가로막기 시작했다. 순간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짧은 순간 고민해보았고 우선 침착하게 민원인 이웃을 상대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웃이 내게 던진 이야기는 생각 밖의 주제였다. 내게 미안한데 잠깐 5분만 시간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마침 그날 일찍 집을 나선 터라 그러겠다고 하면서 그 이웃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이웃의 이야기는 이랬다. 자녀 중에 첫째 아이가 대학 졸업반인데 취업이 어렵다면서 내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관해 묻는 것이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라기보다는 일종의 보수나 대우 등과 같은 것에 관심이 있었다. 그 이웃의 모습은 주민 행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는데 5분 동안에는 이야기를 마칠 수 없어 나중에 시간을 내서 말씀드리겠다면서 자리를 떴다.

공직이나 공무원에 대한 시각에 대해 개인적으로 일방향적인 시각으로 대하는 경우만 보아왔던 필자로서는 사뭇 특별한 경험이었다. 공무원이나 공직에서 비판 일변도로 이야기를 하던 친척, 늦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친구처럼 공직에 대한 관점이 한 방향인 사람들과 공직이나 공무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필자의 이웃처럼 공무원에 대한 이중적인 생각, 즉 일반적으로는 공직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개인적인 상황에서 공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직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은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공직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 문제의 책임(도의적 책임을 포함해서)은 결국 공직자들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직에 대한 도전은 거부할 수 없는 선택안 중의 하나임은 분명했다.

이러한 공직이나 공무원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은 현시점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은 공직이 존재하는 한 안고 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공직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취업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 풀리고 사회적인 성숙도가 높아지면 조금씩 누그러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를 포함한 예비공직자인 수험생 여러분들의 숙제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민들이 가진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순화시켜나가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규정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그리고 소신껏 처리하는 것이다. 비난이 두려워 다른 길을 간다면 더 큰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현준 사무관

2001년 국가직 합격

중앙부처 사무관

경제·비경제부처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

안전행정부 주관 국비장기훈련 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