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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칼럼] 쉬운 행정학 강의 – 정부실패

권력의 편재는 정부가 특정기업이나 개인에게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권력이 이들에게 편중되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특혜를 받은 기업·개인에게만 많은 소득이 돌아가게 되겠죠.

 

대표적인 예는 1990년 시행된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 GTR(Government Transportation Request)입니다. GTR은 자국의 항공산업을 보호하고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공무원 국외출장시 국적기 이용을 의무화하는 제도입니다.

 

GTR을 운영했던 1980년에는 대한항공이 유일한 국내항공사였기 때문에 대한항공에게 우선권이 주어졌고 10년 뒤 아시아나항공과도 계약하면서 두 개의 항공사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GTR 도입 당시에는 변경·취소 수수료 면제, 마일리지 100%적립 등의 혜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항공시장이 다변화되면서 비용이 최대 4배까지 비싼 경우가 있어서 예산을 낭비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만 특혜를 주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게 됩니다.

 

특히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이른바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GTR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 제도는 폐지수순을 밟으면서 국외출장 시 다른 항공사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특정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규제를 완화하면 권력의 편재로 인한 외부효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공기업에게만 특혜를 주어 불평등이 발생한다면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비용과 편익의 절연은 조세의 응능성으로 인한 문제로 비용부담자와 편익을 누리는 자가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응능성이란 조세를 부과함에 있어서 조세부담자의 조세부담능력에 맞추어서 조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유있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당연해보일 수도 있지만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과 이 세금으로 이익을 누리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비용과 편익의 절연은 거시적 절연과 미시적 절연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거시적 절연은 비용은 소수집단에게 집중되지만 편익은 불특정 다수에게 분산되는 것입니다. 거시적 절연에서 수혜자가 다수라면 경제적인 판단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수의 수혜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사업을 지지해야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어 승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다수를 위한 정책을 채택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재분배사업의 확대를 들 수 있습니다. 재분배는 세금·복지사업 등을 통해 가진 자의 재산 등을 가지지 못한 자로 이전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재분배사업이 확대되면 소수의 가진 자가 세금을 훨씬 더 많이 부담하지만 비용을 적게 부담하거나 부담하지 않는 가지지 못한 자가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미시적 절연은 비용은 일반 납세자나 소비자 다수에게 널리 퍼져 있지만 편익은 잘 조직된 소수의 수혜집단에게 집중되는 것입니다. 의료수가 인상과 관련된 정책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의료수가는 건강보험이 보험가입자를 대신해 각각의 의료행위에 대해 가격을 매기는 것입니다. 이 가격이 높게 매겨지면 소수의 이익집단인 의사들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높은 진료비를 받을 수 있겠지만 다수인 보험가입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비용을 지불하는 다수의 보험가입자는 다수라는 특성상 내가 아니라도 이 많은 사람 중 누군가 이익을 지키려고 노력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반면 소수의 수혜집단인 의사들은 의사협회 등 단체로 잘 조직되어 있어 적극적으로 로비활동 등을 전개합니다. 이때 포획현상이 발생합니다. 전쟁에서 적군의 병사를 포로로 데려와 일을 시키는 것처럼 이익집단이 로비를 통해 자신들을 규제해야할 행정부를 사로잡아 이익집단의 특수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