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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감정의 경제학

감정은 기대라는 투입요소의 산출물?!

경제학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경제학은 경제학 앞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응용 경제라는 이름으로 학문의 범위를 넓히고 통섭(Consilience)이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분야를 만들기도 한다. 정치, 노동, 환경, 기술, 국제, 보건, 스포츠, 문화, 안보 등 경제학과 관련되지 않은 분야는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인문 분야와 경제학의 만남은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문학, 철학, 언어, 논리, 예술 등 외견상 경제학과 먼 것처럼 보이는 분야도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려고 한다. 계량과 수리적 방법을 이용해 학제 간 연구를 할 수도 있지만, 인문학적 담론으로 인문학과 경제학의 협업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학을 대표하는 논리와 인문학의 바탕이 되는 감정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가지고 서두에서 이야기한 경제학의 정의를 연결하여 이야기해 보고자한다.

 

우리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중심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감정마다 결이 다르고 미묘한 차이를 가지지만, 감정을 크게 분류하면 양단에서 움직이고 있다. 좋고 나쁨이라는 두 형태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감정은 단순한 표현이라기보다는 아주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친 의사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단지 그 의사결정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고 덜 다듬어져 표출될 뿐이다.

 

물론 감정 표출에는 개인의 성격과 성향, 직면한 상황, 배경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학의 학문적 전제인 다른 조건이 동일한 가운데서, 다시 말해 한정된 조건에서 이를 관찰한다면 단순한 모델을 가지고 감정 발생을 설명해볼 수 있다. 감정을 경제학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좋고 나쁜 감정이 왜 발생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좋은 분야를 대표하는 감정인 행복과 나쁜 분야를 대변하는 느낌인 실망을 가지고 살펴보자.

 

투입요소를 가지고 경제학의 원칙을 적용하면 산출물이 나오는데 실망은 산출물이 될 것이 다. 그럼 실망이 나오기 위한 투입 요소는 무엇일까? 기대이다. 그런데 그 기대는 예상하는 결과보다 더 큰 경우로 봐야한다. 예상하는 것만큼의 기대를 가질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투입 요소를 다루는 과정이 좋지 못해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을 때가 많다.

 

, 기대라는 투입 요소가 효율적으로 작용하지 못해 예상한 결과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서 실망이라는 감정을 얻게 되는 것이다. 기대 수준에 맞는 결과를 예상해야함에도 그 이상의 결과를 원하게 되니 결과에 만족할 수가 없다. 기대를 처리하는 과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투입 수준을 넘어서는 결과 설정은 실망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결과에 맞는 투입 요소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절차가 무리 없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예상하는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

 

만일 과정에서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면 예상 결과를 보장할 수가 없다. 결국 실망은 경제학의 원칙에 따라 최소 비용을 투입하지만 최대로 얻을 수 있는 효과 이상을 원하다보니 이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가 되고 결국 실망이라는 감정에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적은 투입으로 그에 맞는 결과를 예상하고 그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과정을 충실히 이행 한다면 적어도 그 예상 결과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기대감의 크기를 줄여 이를 투입한다면 작지만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상대적인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확실한, 소중한 결과가 투입 후 과정을 처리하는 것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안다면 과정을 진행함에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축적되는 시너지 효과는 예상했던 결과보다 더 나은 산출물을 만들어내면서 예상보다 큰 확실한 행복을 줄 것이다. 소확행(小確幸)은 경제학의 원리에 따르면 최소의 투입으로 그에 걸맞는 결과의 최대를 정하고 이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과정을 진행한 결과이다.

 

결국 실망은 산출물에 대한 높은 기대값을 정하고 높은 기대를 투입했지만 달성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과정상 비효율성이 결합해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달성가능한 기대치를 정하고 그에 따른 기대 수준을 투입하면서 이를 이루기 위해 충실하게 과정을 진행해 얻게 된다. , 실망은 처음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결과인데 최소 비용을 투입해도 최대 효과를 얻기 힘든 영역에서 결과물이 나타난 것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도달할 수 없으니 이는 목표 달성 실패와 실망이라는 감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소확행은 처음에 기대한 수준 내지 그 이상의 결과이다. 최소 비용으로 투입된 조건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값 또는 이를 약간 하회하는 결과를 설정하면서 목표 도달 과정에서 효율성을 발휘해 무난하게 설정한 기대값 내지 그 이상의 산출물을 얻게 된다.

 

감정은 우연히, 갑작스럽게 나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미리 설정된 틀에서 감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쳐 나온다. 좋은 감정을 느끼려면 이것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일관성 있게 구성해야한다. 좋지 못한 감정은 감정이 생성되는 처음부터 틀이 잘 잡히지 않고 과정이 진행되면서 이를 보완하지 못한 채 넘어가거나 비효율성이 발생하면서 그것이 결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실망과 소확행은 결과의 문제가 아닌 결과를 얻기까지 설계와 과정의 이야기이다. 자신이 가진 그릇의 크기를 훨씬 넘어서는 기대값을 정한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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