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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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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부법’ 정해진 길은 없다, ‘My Way’가 필요하다

‘괜찮아, 각자의 보폭은 다른 거야’ 저자 이광웅을 만나다
그가 말하는 바람직한 공부법은?

지난 56, 2019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필기합격자가 발표됐다. 응시한 154331명 중 합격의 기쁨을 누린 이는 고작 6914. 불합격한 95.5%의 공시생은 또 다시 신물 나는 수험가로 발길을 돌렸다. 불합격의 상처는 처음엔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반복될수록 깊게 패여 그 깊이만큼 단절의 벽을 쌓는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인생을 담보로 한 호기로운 도전은 씩씩함을 잃어가고 장수생이라는 꼬리표는 자신을 더욱 지치게 한다. 사법시험에 도전한 이광웅 변호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치열했고, 더 쓴 맛을 봤다. 시험 준비에서 합격 그리고 출간까지. 빼곡히 써내려간 그의 지난 8년의 일기를 되돌아본다.


  





나를 깨운 한 마디


중학교 때부터 법조인을 꿈꿨다. 하지만, 그건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 부모님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꿈이었다. 법학을 전공하면서도 사법시험 합격 후의 삶을 그려본 적은 없었다. 구체적인 방향 설정 없이 흘러가던 꿈은 전공 교수님의 한 마디로 뜻밖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공과 관련된 교수님의 질문에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제자의 생각 없는 답에 교수님은 쓴 소리를 내뱉었다. “모르겠으면 죽어야지.”

 

문득 내가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자문했다. 그쯤 내 꿈은 법조인보다는 통역사에 가까웠다. 영어와 일본어에 관심이 많아 학원 수업을 따로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잘 할 수 있을까?’ ‘정말 좋아하는 걸까?’라는 질문에는 쉽사리 답할 수 없었다. 나를 알릴 수 있는 힘은 법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1년 후 본격적으로 사법 시험을 준비했다. 그때 나이 스물여덟. 경쟁자와 비교해 한참 늦은 시작이었다.

 

늦은 시작, 경제적 여유도 없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주위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집안 경제 사정도 좋지 않았다. 일을 그만두신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져 응급실을 가는 횟수가 잦았고 그런 상황에 언제 붙을지도 모를 공부를 시작한다는 큰 아들의 결심을 어머니께서 쉽게 이해하시긴 어려웠다. 빨리 합격해 부담을 덜어드리는 길밖에 없었다.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에 교재의 상당수를 신림동 헌 책방에서 구매했다. 식사는 저렴한 학교 식당에서 해결했다. 지금은 별 부담 없이 꼭 마시는 커피도 당시엔 선택의 문제였다. 상황이 이렇기에 학원 강의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다행히 학원과 협의를 맺은 학교 고시반에서 제공하는 몇몇 강의를 저렴하게 들을 수 있었다.

 

서른 셋, 보여줄 게 없었다


노력한 만큼 결과로도 보상을 받았다. 3년 만에 사법시험 1차와 행정고시 1차를 모두 통과했다. 하지만, 곧 시련이 찾아왔다. 2차 시험에서 모두 낙방한 것이다. 서른둘 겨울의 일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사법과 행정고시 1차 시험 합격자에서도 내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다.


객관적인 나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시작한 고시 공부였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서른셋이 되도록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경제력도 없었고 결혼 문제를 해결한 것도 아니었고 큰 아들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친구들과의 연락도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를 만나고 얘기하는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마침 로스쿨 도입 이후 사법시험 합격자도 계속 줄고 있었다. 내가 가는 길을 의심했다. ‘이 길이 맞는 걸까, 아니 내 능력이 있긴 한 걸까

 

이후 잠깐 구직활동을 했다. 자소서를 쓰고 원하지 않는 곳에 이력서를 넣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쉽지 않았다. 경력이 전무한 서른세 살 사법시험 준비생이라는 타이틀은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결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원하는 건 분명 법조인인데 현실과 타협하는 를 보는 시간이 늘수록 자괴감은 커져만 갔다.



 

합격, 참 다행이야


다시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 건 아니다. 나에 대한 믿음이 원동력이었다. 지금껏 내가 한 노력이 진실하다고 생각했고 할 수 있다를 수없이 되뇌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제57회 사법시험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성공했다는 기쁨보다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앞섰다. 내가 그동안 했던 노력이 누군가의 기대를 소소하게나마 충족시킨 것에 울컥했다.

 

책을 만들다, 해결책을 제시하다


합격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지난 수험생활을 글로 남기는 것이었다. 나처럼 혼자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공부법에만 한정하지 않고 그간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어쩌면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몇몇 자기계발서처럼 독자의 사정은 생각지 않고 어떠한 객관적인 명제를 제시하고 따를 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 대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선택 가능한 답안지를 권고하는 책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내가 경험한 일들을 예로 들면서 맞닥뜨린 사안들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들을 설득력 있게 쓰고 싶었다. 큰 호평을 바라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신 분들이 , 이 사람은 이런 방법으로 공부했구나정도의 생각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괜찮아, 각자의 보폭은 다른 거야


책을 쓴 또 하나의 이유는 공부를 할 때 타인과의 비교를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싶었다. 제목처럼 각자의 보폭은 모두 다르며 성취곡선 또한 그 모양은 제각각이다. 꾸준히 발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초반에 많은 성장을 이루는, 반대로 후반부에 급격히 성장궤도에 진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공부법이나 성취를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음을 강조하고 싶었다. 합격을 위한 지식의 습득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의 판단은 오로지 자신만이 할 수 있다. 타인과의 비교로 감정이 흔들려 본인의 공부 리듬을 저해하는 건 반드시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부끄럽지 않다면 고개 숙일 필요 없다


내 얘기를 편하게 전하겠다고 마음먹었기에 목차 구성도 심리적 흐름대로 풀었다. 지난날을 돌이켜 봤을 때 목적 설정이 가장 중요했다. 목표 설정이 희미하면 고비가 있을 때 마다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회의감도 크다. 목표 설정이 끝났으면 공부는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만 힘든 게 아니다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만 체력, 시간,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수험 생활이 조금은 덜 힘들 수 있다. 이들을 내면화했다면 비록 합격증을 받아 들지 못했다 해도 그간의 노력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




미니인터뷰

 

Q. 수험 팁을 전한다면?

A. 첫 번째는 시간 관리입니다. 시간 관리의 핵심은 자신의 공부 스타일이나 생활 리듬 등을 고려한 시간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TV도 하루 종일 보면 지겹죠. 심지어 공부하는 것처럼 정자세로 보라고 하면 얼마나 볼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지구력을 통한 많은 공부시간 확보에만 집중하는 공부는 효율적인 공부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생활리듬이나 공부습관에 맞춰 얼마나 몰입해 공부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고정적인 계획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맞추기보다 개략적인 시간 계획을 세우고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밤만 되면 정신이 또렷해지는 수험생이라면 굳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잘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선호하는 학습 시간을 찾아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다음으로 스트레스 관리입니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생각은 지지하지 않습니다. 실현도 불가능할 것 같고요. 다만 적절한 관리는 필요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여행을 가는 등 다양한 방법론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책을 읽는다책을 외운다어떻게 다른가?

소설책을 외우기 위해 읽는 사람은 없겠죠. 천천히 책을 편하게 읽다 보면 가슴 속에 남는 것도 있고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는 등 나름의 결과물을 독자가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험을 목적으로 할 때엔 소설책처럼 읽어서는 안 되겠죠. 책의 정보를 이해하고 암기를 통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되새김도 필요하고 시간을 가지고 머릿속에서 천천히 이해해보는 과정도 필요할 것입니다. 읽는 것과 비교해 외운다는 것은 굉장히 귀찮지만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염두에 두고 공부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Q. 지방직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 시험이 다가올수록 공부의 긴장도를 낮추고 휴식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시험 당일 온전한 컨디션을 유지해 평소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한 거죠. 내일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데 전날 달릴 코스를 완주하는 연습을 하진 않습니다. 컨디션 조절 기간은 각자 다르기에 일정을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객관식 시험은 감정적인 동요 없이 평소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 전날까지 온 힘을 다해 준비해 시험 당일 피곤하거나 지나치게 긴장해 몸이 굳는 상황도 피해야 할 것입니다. ‘아는 것은 확실하게 정답을 맞춘다. 실수하지 않는다는 마인드 컨트롤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Q. 수험생에게 전할 조언이 있다면?

앞서도 말했지만, 공부는 할수록 어렵다는 걸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게임도 처음엔 이기는 재미에 하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이기기가 힘들고 승률이 떨어집니다. 공부는 점점 큰 산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만 해도 대입 시험보다 사법 시험이 더 어려웠고 또 몇 십 년씩 실무를 겪은 선배님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지금이 더 어렵습니다. 치열해짐을 미리 염두에 둔다면 갑작스런 위기를 현명하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바람직한 공부법은 자신에게 잘 맞는 공부 방법을 말하는 것이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공부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합격수기 등에서 제시한 공부법을 무조건 따라하는 것보다는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공부법을 정립해야 합니다.

 

끝으로 지금도 많은 수험생이 인생을 담보로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늘 응원하지만, 사실 결과는 가혹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부딪혀 보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시작한 공부라면 자신을 믿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도전해 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90분간의 이광웅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수험생에게 전하는 조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그의 말처럼 수험생활은 인생을 담보로 한 고독한 싸움이다. ‘자신의 길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만 합격에 가까워지며, 승자가 되기 위해선 숱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는 615일은 지방직과 교육청 시험이 동시에 치러지는 날이다. 수험생 모두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 또 떨어지더라도 확고한 의지로 다음을 기약할 수험생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기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좌절하는 이들이 있다면 저자의 말을 대신 전한다. ‘괜찮아, 각자의 보폭은 다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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