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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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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무원시험 물리 일타 강사 “난 물포자였다” ①

특성화고 공무원 교수 김미정의 눈높이 강의
“수능 기출은 특성화고와 맞지 않아”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최초로 4강에 진출시킨 거스 히딩크 감독. 하지만 선수 시절 그는 그저 평범한 수비수에 불과했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학범 감독과 2019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쓴 정정용 감독은 심지어 선수 출신이 아니었다. 반면 이상민, 현주엽, 하종화, 임도헌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플레이어들의 감독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는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는 속설이 적용된 경우다. 비단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정치, 예술 등 사회 전반에서도 이런 현상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5년간 과학 한 분야에서 수많은 대입 및 공무원 합격자를 배출한 김미정 교수도 마찬가지. 학창시절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나는 고교시절 물포자(물리포기자)였다”라고 답했다. 물포자였던 그가 특성화고 공무원 물리 일타 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김미정표 교수법’의 핵심을 듣기 위해 종로공무원학원을 찾았다.

Q. 학창 시절부터 물리 과목을 좋아하셨나요?

아니요. 전 흔히들 말하는 ‘물포자’였습니다. 고교시절 물리 수업을 듣기만 하면 너무 졸렸어요. 소통은 없고 주입만 있었죠. 학생들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난 아는데 넌 왜 모르니’ 식의 수업이 이어졌습니다. 도저히 흥미를 붙일 수가 없었죠. 그때 내가 만약 누군가를 가르치게 된다면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눈높이’ 강의는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특성화고 물리는 일반 9급 공무원 시험 및 수능 물리 과목과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특성화고는 물리 한 과목을 20문제로 평가하는 반면, 9급 과학 시험에서 물리는 5문제밖에 출제되지 않습니다. 또한 물리학 1, 2를 모두 평가하는 수능과 달리 특성화고는 물리학 1만 출제합니다. 즉 얼마나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냐보다 얼마나 꼼꼼히 공부했냐가 더 중요하죠. 그런데 이를 간과한 교수님들이 이론 설명과 문제 풀이 과정에 미적분 등의 수학을 대입시키다 보니 ‘물리는 어렵다’라고 벽을 쳐 버린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전 어떤 문제나 이론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Q. 쉽게만 가르친다면, ‘좀 안다’는 학생들은 수업이 지겨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전 합격까지 1년을 잡고 단계별로 진행합니다. 먼저 2달간 개념을 잡습니다. 쉽고 재밌게 강의를 하면서 물리를 전혀 모르는 애들도 ‘이 수업을 들으면 물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죠. 개념이 잡혔으면 출제 유형분석과 함께 기본이론 강좌를 진행합니다. 분명히 짚고 가야할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과정이죠. 이렇게 5개월 정도 소화한 수험생들은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때 심화문제 풀이에 들어갑니다. ‘쉽게만 보였던 물리가 이렇게 어려워질 수도 있구나’라는 걸 깨닫고 다시 스퍼트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거죠.

 

Q. “수능 3점짜리 문제는 풀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수강생에게 말씀하셨다던데…

수업이 끝나면 늘 3점짜리 수능 문제를 물어보는 학생이 있었어요. 물리에 자신이 있었던 학생이었죠. 풀이를 해주면서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수능은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이 반복되기에 특성화고와 맞지 않다. 네가 시험을 봤을 때 혹시라도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문제가 나와 당황할까봐 걱정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얼마 전 그 학생으로부터 문자가 왔어요. 삼수 끝에 드디어 필기시험에 합격했다는 내용이었죠.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을 또 다니진 못했지만,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고 또 보면서 꼼꼼히 공부했고 만점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수능 3점 문제는 분석과 추론을 통해 답을 얻는 유형으로 공무원시험과 많이 다릅니다. 따라서 풀지 않는 것이 좋으며 풀고 싶다면 2점 문제 위주로 푸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수능 기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특성화고 공무원 기출 문제는 어떤가요?

최근 2~3년에 치러진 기출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지역인재가 처음 시행된 2012년 문제를 포함해 좀 오래된 문제는 안 푸는 게 좋습니다. 물리 과목은 매년 조금씩 난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행 초만 해도 단답형 문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거의 출제되지 않고 있죠. 대신 ‘모두 고르시오’의 출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특성화고 물리 시험은 20분에 20문제를 풀어야하기 때문에 현상을 직접 제시하고 옳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형태로 출제됩니다. 수능처럼 실험과 실험과정을 제시하고 결과를 추론하는 문제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계산보다는 개념을 직접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점도 특징이죠.

 

Q. 말씀하신 것처럼 특성화고 공무원시험이 일반 공무원, 수능과 비교해 다소 쉽습니다. 여기에 경쟁률도 낮아 고졸채용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대졸자들에 대한 역차별’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충분히 공감합니다. 특성화고 공무원 커리큘럼을 1년으로 잡은 것도 제 수업을 따라만 온다면 충분히 1년 만에 합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년 혹은 그 이상 걸리는 일반 공무원시험보다 수험 기간이 짧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역인재 제도는 합격자를 전 지역에 고르게 분배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지역의 우수 인재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고 자기가 태어나고 공부한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입니다. 지역 균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으며 수많은 인재가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기 위한 심적, 신체적 부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대졸자들의 일자리 창출 등 구체적인 정책을 가시화 해 역차별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면 지역인재를 좀 더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눈높이 강의 말고 또 다른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실전 적중률이 높은 모의고사입니다. 1년 과정의 마지막 2달은 실전 모의고사로 진행합니다. 매 수업마다 2회분 모의고사를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르고 채점 후 개별 지도를 진행해요. 한 해에 보통 34~36회의 모의고사 문제를 직접 출제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만큼 실제 시험과 유사도과 꽤 높습니다. 같은 그림이 출제된 적도 여러 번 있었죠. 그래서인지 매년 수강생이 늘고 있으며 모의고사 풀이에 대한 만족도도 높습니다. 문제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의미에서 실제 시험보다 조금 높은 난도로 출제해요.

 

또 하나 특징은 눈이 아닌 손으로 하는 수업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책에 줄을 긋거나 직접 쓰면서 외우기보다는 눈으로 쓱 훑는 게 더 익숙한 것 같아요. IT기술의 발달로 펜과 종이의 역할을 웹과 모바일이 대신하면서 오답노트 등도 힘을 들이지 않아도 만들 수 있도록 된 거죠.

하지만, 이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다 알죠. 하지만 막상 문제를 풀기 위해 공식을 손으로 쓰려고 하면 안 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제 수업을 듣는 학생은 무조건 빨간색과 파란색 볼펜 그리고 연습장을 가져와야 합니다. 빨간색은 모르는 문제, 파란색은 틀린 문제로 구분해 직접 쓰도록 하고 문제도 줄을 그어가면서 공부하도록 지도하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제한 조건들을 동그라미 등으로 표시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옳은 것은, 옳지 않은 것은, 모두 고르면 등과 같은 질문들이죠. 이처럼 손과 눈이 같이 움직여야 성적이 오른다는 것을 수년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습니다.

 

이처럼 자신만의 특화된 교수법을 정립한 김미정 교수는 15년간 교직에 몸담으며 수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만 해도 인천시 특성화고 공무원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그의 제자였다. 하지만,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몰카 대상이 되기도 했었고 면전에서 강의를 못 한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듣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난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그를 바라보는 수강생의 눈빛 때문이었다.

 

공무원시험 물리 일타 강사 “난 물포자였다”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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