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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가성비 vs 가심비

가격 경쟁력 vs 품질 경쟁력?

우리가 선택을 하는 기준으로 많이 활용하는 것이 가성비(價性比)이다. 가격대비 성능의 줄임말인 가성비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괜찮은 상품에 대해 가성비가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우리가 현명한 소비자가 되고 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얼핏 가성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가격경쟁력만 있다고 해서 가성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가성비가 있다는 것은 가격 이상의 질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고기 스테이크 가격이 만원이라고 하자. 단순히 만원이라는 가격은 싸다고 반응하지만 그렇다고 맛이 보장된다고 할 수는 없다. 가격면으로 치자면 9천원이나 8천원의 스테이크를 고르게 될 것이다.

 

한편 가격이 만 이천원이어도 맛이 좋다면 가성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스테이크 가격을 만 오천원이라고 할 때 그것이 주는 동일한 가치를 주면서 가격이 쌀 때 가성비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원하는 가성비가 있는 상품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가격의 힘이 질적인 부분을 상쇄시켜주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 정도의 가격이면 질적인 부분이 조금 부족해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곤 한다.

 

즉 가격적인 매력이 부족한 질적 만족도를 압도해 가성비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불어 만족할만한 질적 가치가 아닌 경우 본인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성비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종의 역선택의 합리화라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가성비로 치장한 것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는 가성비는 그 정도의 가격이라는 것에 비중을 두어서 질적인 만족도를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다.

 

한편 가심비(價心比)는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의 줄임말이다. 가격이 높더라도 만족도가 훨씬 크다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것을 말한다. 이런 소비성향은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다. 속칭 명품이라고 하는 사치재를 구입하는 성향이 바로 가심비가 적용된 것이다. 가심비는 최근 유행하는 욜로(YOLO), 소확행(小確幸)과 같은 현재가치에 집중하는 경향과 맞물려있다. 지금이 아니라면, 나를 위해서라면 같은 전제는 다른 것을 포기하더라도 제약요건이 있는 상품의 구매로 이어진다. 일종의 기회비용을 합리화하는 형태인데 특수한 상황에서 기회비용을 최대화하여 자신의 소비를 평가하는 것이다. 심리적인 만족감이 크다면 비용적인 부분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사치재에 대한 소비와 다를 바가 없다.

 

그렇지만 진정한 가심비는 다르게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가격대비 만족도는 가격에 대한 질적가치이다. 가심비에서 가격은 단순히 가격경쟁력을 내세우지 않는다. 적절한 수준의 가격 기준에서 질적인 가치가 생각보다 클 때 가심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오천원짜리 스테이크가 있다고 하자. 가성비의 측면에서는 이 스테이크는 평균 가격이기에 기준에 미달일 것이다. 하지만 가심비의 측면에서는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일반적인 가격이지만 스테이크의 크기와 두께가 크다면 흐뭇함이 들 것이다. 거기에 맛도 좋다면 만족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스테이크 이외의 서비스, 매장분위기 등이 차별화된다면 만오천원 이상을 지불할 의도가 있을 것이다.

 

가심비는 일반적인 가격에서 제공되는 질적가치보다 월등한 가치를 느낄때 생긴다. 다시 말해 돈을 더 내도 좋을 만한 상품가치라고 판단된다면 가심비가 충분한 셈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심비는 심리적인 최상의 만족감을 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평균적으로 형성된 가격에서 또는 이를 약간 상회하는 가격에서 최상의 질적 만족도를 주는 것이 가심비라고 본다.

 

결국 가성비와 가심비는 이렇게 정리될 수 있다. 가성비는 가격 경쟁력이고 가심비는 품질 경쟁력이다. 가성비는 평균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가격보다 쌀 때 형성된다. 반면 가심비는 평균적인 가격에서 제공하는 가치보다 훨씬 높은 만족감에서 만들어진다. 두 개념 모두 이미 존재하는 개념이자 소비자 행태이다. 가격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가성비를 추구할 것이다. 비슷한 수준이라면 저렴한 것을 고르면 된다. 한편 품질에 초점을 맞춘다면 가심비를 추구해야한다.

 

비슷한 가격에서 내게 더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가성비와 가심비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재화와 용역을 선택할 때 무엇에 기준점을 두느냐가 가성비와 가심비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을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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