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4.1℃
  • 흐림강릉 22.1℃
  • 서울 25.0℃
  • 대전 26.1℃
  • 흐림대구 28.5℃
  • 구름조금울산 27.2℃
  • 광주 27.3℃
  • 구름많음부산 24.9℃
  • 흐림고창 26.9℃
  • 흐림제주 31.0℃
  • 흐림강화 25.0℃
  • 흐림보은 25.0℃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6℃
  • 구름많음경주시 27.2℃
  • 구름많음거제 27.4℃
기상청 제공

[2019 핫 키워드 ①] ‘계리직’이라 쓰고 ‘괴리직’이라 읽는다

배너

변별력 논란, 합격선 급락, 사라진 소통
계리직 응시생 3중고에 시달리다
우정사업본부, '소통' 본연의 역할 다해야

2019년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올 한 해는 어느 해보다 많은 뉴스들이 수험생을 웃고 울렸다. 공무원 충원 규모는 28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9급 공채 선발규모 2만 명 시대가 열리기도 했다. 또 지루한 공방이 지속됐던 ‘소방공무원 국가직 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 내년부터 국가소방공무원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반면 계리직 공무원시험에서 불거진 변별력 논란과 공무원 시험제도 변경 등은 수험생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공무원저널에서는 이처럼 많은 변화와 희노애락이 공존했던 2019년을 5개의 키워드로 정리, 올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계리직이다.  -편집자 주-

지난 10월 19일 시행한 ‘2019년도 우정9급 우정서기보(계리)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높은 체감난도로 악명을 떨쳤다. 한 수험카페의 설문조사에서 매우 어려웠다고 답한 응답자가 80%를 웃돌았다.

 

긴 지문과 지엽적인 출제는 응시생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특히 한국사에서부터 컴퓨터일반, 우편 및 금융상식까지, 출제된 모든 과목이 변별력 조절에 실패하며 수험생의 허탈감은 하늘을 찔렀다.

 

응시생과 교수진 비난 여론 거세

한국사는 실직국과 압독국을 선지로 제시하는가 하면 이몽학의 난, 안록산과 사사명의 난 등 지엽적인 출제로 원성을 샀다. 컴퓨터일반은 오름차순 정렬과 scanf 함수를 한 문제에 출제 제한된 시간 안에 도저히 풀 수 없게 했다. 전공자만이 겨우 알 법한 종합소득세 계산 문제를 출제한 우편 및 금융상식 또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시험 후 응시생들은 ‘계리직이 아닌 괴리직’ ‘계리직 갑질정변 14개 조항’ ‘무당직’ 등의 표현으로 시험 출제를 비꽜다. “계리직 수험생들의 고충을 들어주세요”라는 국민청원 게시 글에는 수천 명이 동의했다.

 

교수진도 수험생들의 입장에 공감했다. 우편 및 금융상식 A교수는 “이번 같은 시험이라면 수험생들을 어떻게 준비시켜야할 지 갈피를 못 잡겠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국사 B교수는 “9급 준비생들은 이 문제를 풀지 말길 바란다”라며 “이런 문제는 도움이 전혀 안 되는 문제이며 국가고시센터에서 이렇게 문제 낼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라고 꼬집었다.

변별력 논란은 합격선 하락으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지방우정청 합격선이 전년대비 20점 이상 하락했고, 60점을 밑돌았다. 9개 지역 중 전년대비 합격선이 상승한 곳은 단 하나도 없었다. 서울지방우정청은 56.66점으로 역대 최저 합격선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의 미흡한 대처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국가직 공무원 출제경향에 맞춰 종합적인 사고능력과 업무 시 필요한 지식 등을 다수 출제했다”라며 “신 유형의 문제가 처음 도입 돼 체감난도가 높았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응시생들의 화를 부추겼다. 공무원저널에서 지난 10월 24일 보도된 계리직 연재기사에는 ‘변명 같지 않은 변명’ ‘무책임’ ‘더러운 문제’ ‘개리직’ 등 부정적인 표현이 담긴 댓글로 가득했다.

 

미흡한 우정사업본부의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소셜미디어 중 한 채널의 댓글을 일시적으로 막아 수험생의 분노를 들끓게 했던 것. 관계자는 욕설 등이 난무해 잠시 댓글 창을 닫았다고 해명했지만, 소셜미디어 자체가 공식적인 소통 채널임을 감안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 대응이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문의에 대한 답변도 늦었다. 지난 10월 18일에 문의한 게시 글은 열흘이 되도록 답변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당시 관계자는 “시험 관련 업무 때문에 여의치 않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종합격자 발표만을 남겨둔 현 시점에도 11월 30일에 작성된 문의 글에 대한 답은 올라오지 않았다.

 

이처럼 올해 계리직 공무원시험 응시생은 ‘변별력 논란’ ‘합격선 급락’ ‘사라진 소통’ 등 3중고에 시달렸다. 여기에 내년 시험이 시행된다는 보장이 없어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소통 130년사’ 우정사업본부, 본연의 역할 다할 때

편지는 삐삐와 핸드폰,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대중화된 소통 창구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성껏 쓴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가 하면, 투서를 통해 역사가 뒤바뀌기도 했다. 1884년 우정총국으로 시작한 우정사업본부는 130년 이상 그 소통의 중심에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불거진 문제들에 대해 진심이 담긴 입장을 표명하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2020년에는 기관과 수험생 모두 웃는 날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관련기사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