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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공무원 시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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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생활방역에서 이뤄진 첫 공채시험 감독 체험기

[공무원저널 = 이현준] 수험생들에게 시험장은 긴장감이 흐르는 결전(決戰)의 장소이다. 수험생활 기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하는 공간이자 오랜만에 민낯의 나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인생의 전장(戰場)을 헤쳐 나와 공직에 당당히 입성하면 일종의 공수(攻守) 전환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온다.

 

필자는 공직에 입문하자마자 이 순간을 바로 맞이했었다. 바로 공무원 시험 감독이다. 공직자들은 주기적으로 공무원 시험 감독에 차출된다. 인사혁신처 직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에 각 부처에 시험감독 인원을 요청한다. 5급 공채를 시작으로 7급, 9급 공채 시험 등 다양한 시험이 있을 때마다 각 부처에서는 각 실국으로 인원을 할당하고 각 부서에서는 차출 순서에 따라 차출 인원을 선정한다.

 

필자가 처음 감독한 공무원 시험은 9급 공채 시험이었다. 시험장으로 가는 기분은 수험생 못지 않게 긴장되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도 수험생 신분이었는데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수험생활을 겪었다는 생각은 시험감독에 더 성실하게 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했다.

 

고사장에 들어가 응시자들의 신분을 확인하며 감독을 하면서 응시자의 자리에 앉아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들었다. 아울러 지금 감독관의 자리에 있게 된 것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느끼기도 했다.

 

첫 시험 감독 이후 다양한 공무원 시험 감독에 차출되었다. 공직 근무 년수가 늘어가면서 그리고 시험감독 경험도 많아지면서 시험감독은 일정 기간마다 찾아오는 행사가 되었고 시험 감독장에 들어가서도 담담하게 감독 매뉴얼에 맞춰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자연스럽게 시험 감독 차출이 뜸해졌다. 중간 관리자 연차에 가까워지면서 부서에서도 일종의 배려(?)를 해주는 듯했다. 그런데 하루는 시험감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부서원 인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성원 모두가 차출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오랜만에 맡게 된 시험감독은 5급 공채 1차 시험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험 일자가 미뤄졌다가 상황이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진행된 첫 공무원 시험이었다. 고사장 정문에 도착하니 필자가 알던 모습은 사라지고 코로나19에 따른 새로운 고사장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응시자들은 정문에서부터 체온을 재고 들어와 고사장이 있는 건물에서 다시 체온측정, 손소독제로 세정을 마쳐야만 시험을 치는 교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시험감독관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고사 본부에 들어가서는 손소독제로 세정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했다.

 

5급 공채 1차 시험은 하루 종일 진행되었다. 그 말은 하루 종일 응시자도 감독관도 마스크를 쓴 채 시험장에 있어야함을 의미했다. 고사본부에서 시험 안내사항을 숙지한 후 고사장으로 향하면서는 오랜만의 시험 감독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어서 살짝 긴장감이 들었다. 배정받은 고사장에 들어가니 방역 차원에서 고사장 인원 숫자가 상당히 줄었다. 아울러 응시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재개된 첫 공무원시험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그로 인해 고사장 내 응시생 숫자도 줄어들고 결시생도 늘어 생각보다 시험감독은 수월했었다. 별 탈 없이 시험이 종료되니 긴 하루를 무사히 마친 기분이었다.

 

5급 공채 1차 시험은 코로나19에 따른 공무원 시험 재개의 첫 신호탄을 알리는 시험으로 정부 입장에서 중요한 행사였다. 방역 등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철저한 통제로 무사히 시험이 치러져야 남은 공무원 시험도 계획에 따라 진행될 수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시험 감독을 모두 마치고 정문을 나서면서는 취재를 위해 나온 몇몇 방송사 기자들과 차량 모습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