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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코로나19 이후 세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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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하면서

[공무원저널 = 이현준]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2020년은 인류사에 있어 중요한 전환기가 될 거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극단적으로 인류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거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만 한다.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복귀가 어렵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여기던 것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비정상의 일상화, 정상의 예외화는 이제 낯선 표현이 아니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지금 상황도 문제이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삶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 코로나 이후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첫째, 이기주의가 일반화가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국제사회 질서와 분업 등 정교한 메커니즘에 따라 움직였던 국제사회는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세계 대유행)으로 인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치료 물자와 장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인 공조, 연대, 협력이 필요하다고 외치지만 이면에서는 각국이 나름대로 사정에 맞춰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고 있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협력국가와 관계가 약해지기도 한다. 감염병 확산을 위해 국경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물자 부족을 염려해 금수(禁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개인들도 코로나 19 사태 초기에는 상호부조와 연대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점점 그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개인 각자가 자신의 생존부터 챙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경험하게 되었다.

 

둘째, 자유무역주의가 흔들리면서 산업 구조가 재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감염병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 금지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비교 우위에 입각해 이루어졌던 국제 분업이 붕괴되었다.

 

노동력이 풍부한 곳에서 생산기지를 두고 수출하거나 원료를 수입해서 제품을 생산하던 산업구조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국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모든 이동통로가 차단됨에 따라 물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자국에서부품을 생산하고 원료를 조달해야한다는 인식이 커졌고 국가 산업의 재편성과 재조직이 불가피해졌다.

 

극단적 긴급 상황에서도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국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면서 대외 의존도를 줄이는 자급자족의 생산체제로 전환도 고려될 것이다. 아울러 해외로 이전한 생산시설이나 계획된 해외투자가 국내로 돌아오는 탈역외화(脫域外化 Reshoring)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는 지역화와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 자급자족, 지역화, 보호무역주의로 갈 경우 생산성과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그에 따른 비효율성은 국내총생산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로나 19사태와 같은 심각한 외부 충격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긴밀한 국제공조와 협력이 요구될 것이다.

 

셋째, 개인의 생활방식이나 가치관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평소 관심을 갖지 않던 보건‧감염병 이슈가 일상생활을 제약하는 문제로 대두하면서 사람들은 전에 겪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감염에 대한 공포는 신체적‧정신적 불안감을 높였다. 그리고 감염자에 대한 격리, 예방차원의 사회적 격리 그리고 방역을 위한 국경 폐쇄와 이동 제한은 사회적 혼란을 가져와 일종의 아노미(Anomie) 현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커졌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상생활 제약은 심리적 피로도를 높이고 생활 리듬의 불균형을 가져와 면역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단기적 비정상의 일상화는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공공 목표로 연결되었지만 이런 생활의 장기화는 쌓아왔던 여러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한편 더 나은 삶을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크고 작은 공동체는 강력한 감염병 전파로 그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진 유럽에서는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각자도생만이 있었을 뿐 유럽연합의 연대와 협력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목도했다(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