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5.2℃
  • 구름많음강릉 33.7℃
  • 박무서울 27.7℃
  • 구름많음대전 30.8℃
  • 구름조금대구 35.1℃
  • 구름조금울산 33.4℃
  • 구름많음광주 31.3℃
  • 구름조금부산 29.5℃
  • 구름많음고창 31.2℃
  • 구름조금제주 34.7℃
  • 구름많음강화 25.0℃
  • 구름많음보은 30.5℃
  • 구름많음금산 28.6℃
  • 구름많음강진군 32.2℃
  • 구름조금경주시 34.8℃
  • 구름조금거제 28.9℃
기상청 제공

[현직 공무원 칼럼] 주 4일제 근무

배너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길들여지긴 했지만...

[공무원저널 = 이현준] 주 4일제 근무는 공직사회에서 꿈의 근무제일지 모른다. 주 5일제가 시행된지 15년이 지난 상황에서 주 4일제에 대한 이야기는 빠르다고 할 수도 있다. 주 4일제 근무는 일부 기업에서 그리고 굴지(屈指)의 글로벌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다. 주로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근무하지 않는데 이를 위해 근로자들은 주중에 일을 할 때 대단한 집중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주 4일제 근무가 주 32시간 근무를 의미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주 35시간 근무제(1일 7시간 근무)에서도 주 4일 근무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8시간 일을 해도 3시간이 부족하기에 초과 근무 없이 이를 채우려면 점심시간도 없이 일해야 한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점심을 싸가지고 오거나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주 40시간 근무제에 맞출 경우 하루 10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대체로 아침 8시에 일을 시작해 저녁 7시에 일을 끝낸다고 한다.

 

일주일에 3일을 쉬는 매력은 상당하지만 그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한 고통은 크다. 일에 대한 집중도도 엄청나지만 일과 후 개인의 삶의 폭이 작아졌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저녁 7시에 칼퇴근을 해서 집에 가도 보통 8시이다. 식사를 하고 가사를 조금 돌보다보면 금세 취침 시간이 된다. 아침 8시까지 출근이니 출근 준비 시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주변에 주 4일 근무를 하는 지인은 근무하는 날에는 오전 5시 반에 일어나고 적어도 밤 11시에는 자야한다고 했다. 그렇게 피곤하고 고된 주중을 보내지만 3일간 휴일을 맞는 순간 봄눈 녹듯이 피로가 사르르 풀린다고 한다. 특히 주 4일 근무제를 하면서 업무 집중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필자도 우연치 않게 주 4일 근무를 하게 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연 및 집약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주 4일 근무를 하게 되었다. 주 40시간 근무를 4일 동안 맞춰야 하니 하루 10시간씩 일해야 했다. 점심과 저녁시간 1시간을 제외할 경우 오전 9시에 일을 시작하면 오후 9시에 일을 끝내야 한다. 일과를 마치고 귀가해 조금이라도 개인 시간을 가지려면 출근시간을 1시간 앞당겨 오전 8시에 사무실에 나와야했다. 이 경우 오후 7시까지 근무하면 퇴근이 가능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강제적(?)으로 시작된 주 4일 근무제는 3일간 쉰다는 기대 보다 일상의 생활 리듬을 흐트러진다는 느낌이 컸다. 긴 하루를 보내다보니 피로감에 계속 시달렸고 쉬는 날에도 쉰다는 의미가 적었다. 특히 3일을 연속으로 쉬기보다 주로 주중에 하루를 쉬면서 휴무 후 출근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특히 쉬는 날이지만 사무실 전화를 개인 휴대전화에 착신해서 자연스럽게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아이러니한 현상마저 벌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주 4일 근무제는 계속 시행되었다. 주 4일 근무제를 겪어보니 마치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들어선 것 같았다. 주중 하루를 쉬어보기도 하고 주말과 함께 금요일 또는 월요일에도 쉬어보면서 주 4일 근무제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특히 필자의 경우 업무 특성상 오전 8시 전에 출근하고 저녁 7시 이후에 퇴근해야 되는데 주 4일 근무제를 하면서 합법적으로(?) 하루를 쉴 수가 있었다(물론 사무실 전화를 개인 휴대전화에 착신해 재택근무로 전환되긴 했지만).

 

그러나 다른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필자의 생각과는 결을 달리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시작된 주 4일 근무제는 전체 근무시간이 줄어들지 않은채 날짜만 줄여 시행해 신체적‧정신적인 피로감이 더 커졌다고 한다. 아울러 하루를 더 쉬어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무언가를 할 수 없고 집에서 머물러야 했기에 주 4일 근무의 장점도 반감되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19라는 초유(初有)의 상황에서 시작된 정부 부처의 주 4일 근무제는 주 4일 근무제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진행된 것 같다. 주 4일 근무제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려면 절대 근무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다면 주 4일 근무제는 다시 주 5일 근무제로 돌아갈 것이다.

 

주 5일 근무제에서도 주 4일 근무는 가능하겠지만 신청자는 수는 전에 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마음이 편하지 않게 하루를 더 쉬는 것보다 정신적인 부담 없이 주 5일 근무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