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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풍향계
  • 기자명 양태경 칼럼니스트

[빅테크 풍향계] ‘빅테크’의 노예가 될 것인가, 아니면 주인이 될 것인가?

  • 입력 2021.03.05 07:28
  • 수정 2021.04.2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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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밴드•카톡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날이 올지도

양태경 박사

지난 한 해 중국 우한 발 코로나19 대유행과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이슈 등에 사람들이 시선을 빼앗긴 사이 이를 틈타 소위 ‘빅테크’라 불리우는 글로벌 거대 기술기업들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명분으로 자신들이 설정한 어젠다와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편리함이라는 기술의 이기로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으며 우리가 무신경한 사이 이들의 꼼수와 기만행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혹자에게는 단순히 무역분쟁으로만 비쳐질 수 있겠지만 총성 없는 전쟁으로 여전히 날을 세우고 있는 미•중 간 갈등은 4차산업혁명 패권을 선점하려는 두 강대국의 싸움으로 확대되며 단순한 금권의 논리를 넘어선 국제정치학적 관점의 첨예한 대립으로 번지며 지난 한 해 미국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틱톡, 위챗, 화웨이, SMIC 등 중국의 알짜 거대 기술기업들을 미국 내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 벼랑끝으로 몰아세우는 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소위 소셜미디어 ‘빅테크’라 불리우는 미국의 글로벌 거대 기술기업들 즉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은 지난 해 미국 대선 이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치열한 눈치 게임을 벌이더니 급기야 플랫폼에 게시된 게시물과 콘텐츠에 대한 자체검열이 선을 넘으며 언론화를 꾀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가령, 유튜브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한 이동제한령 발동 기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동영상을 자사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유튜브 측에 따르면, 지난 해 연초 600만 건이 삭제된 데 이어 2020년 2분기에는 1100만 건이 넘는 동영상이 추가로 삭제돼 실로 엄청난 양의 동영상이 지난 2020년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삭제된 것이다.

이같이 방대한 양의 동영상 삭제 이유로 유튜브는 코로나19 이동제한령 발동 기간 동안 자사 모니터링 인력이 부족한 나머지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존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강제적으로 동영상을 삭제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2020년 4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위반 행사에 대해 자사 플랫폼에 리스팅을 금지했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이동제한령 해제 요구 시위가 계획돼 있던 가운데 이 같은 페이스북의 리스트 삭제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분노가 표출되고 있었다.

미국 내 몇몇 주(州)에서 이동제한령을 해제해 달라고 지방정부에 요구하는 거리 시위가 진행됐으며 당시 미국 전역에서 비슷한 시위가 계획돼 있었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방정부와 자사 플랫폼에 대한 시위 개최 게시글 리스팅 금지를 협의했으며 주(州)의 지침을 위반한 사건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미국의 몇몇 저명한 공화당원들은 시위 조직을 위한 미국 시민들의 게시글 목록을 삭제하려는 페이스북의 이 같은 움직임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첨예한 공방이 예상됐다.

또한 트위터는 지난 2020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시작 다음 날 아직 대선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트윗 중 일부를 숨김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의 트윗 중 하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강세인 주요 주들에서 내 득표 우위가 마술처럼 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말했으며 다른 트윗에서는 “우위에 있는 내 득표 중 50만 표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글들은 이러한 그의 주장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트위터에 의해 경고 메시지와 함께 숨김 처리됐었다. 트위터의 이 같은 조치로 이용자들은 게시물에 ‘좋아요’ 표시와 리트윗을 할 수 없도록 제한되고 있었는데 앞서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 반대자들이 "선거를 훔치려 하고 있다"고 밝힌 게시물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었다.

당시 문제가 돼 숨김 처리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글들 중 하나에는 “간밤에 나는 민주당이 강세인 거의 모든 주들에서 상대 후보를 따돌리면서 강한 득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며 “아주 기이하게도 하나둘씩 깜짝 무더기 표가 집계되더니 내 득표 우위는 마법처럼 사라지기 시작하였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상대 후보는 미시간 주와 다른 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펜실베니아 주에서 사라진 50만 표의 내 득표 우위를 가능한 빨리 만회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고 트윗했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각 트윗 글에 대해 트위터는 매 트윗에 반응하는 데 30분이 조금 넘게 걸렸지만 상대 후보인 바이든의 "모든 유권자의 투표가 집계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적힌 그의 이날 첫 트윗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는 "실리콘밸리가 대통령을 검열하고 침묵시키는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과 같이 얼핏 보면 생각날 것도 같은 미국에서 지난 한 해 벌어진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로 온통 국내 이슈에만 골몰하고 있는 사이 세계 최강대국이라 일컬어지는 미국에서는 4차산업혁명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항해 패권을 누가 먼저 움켜쥘 것인가를 두고 ‘빅테크’들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만약 네이버의 블로그나 밴드가 그리고 카톡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또는 유튜브가 하는 것처럼 여러분이 게시한 글이나 콘텐츠가 자신들이 설정한 어젠다나 목표에 맞지 않는다고 무단으로 삭제하거나 경고 라벨을 붙이거나 주의를 당부하는 꼬리표를 단다고 생각해 보라. 여러분은 어떻겠는가?

단순히 미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치부할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일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대통령을 검열하고 침묵시키는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_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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