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강자인 쿠팡과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탄생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롯데를 물리치고 신세계백화점이 사실상 낙찰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 가량인 이커머스 공룡이다.

16일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아오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신세계백화점으로 기정 사실화됐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이커머스 부동의 1위로 우뚝 선 쿠팡을 위협하는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로 규모를 늘려오던 쿠팡과 달리 신세계그룹은 국내 전통 유통명가로, 브랜드 가치와 자금력 등을 내세울 수 있다. 약세였던 IT 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네이버와 동맹도 맺었다.

20조원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는 그동안 다양한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베이코리아는 5조원을 인수가로 제시했는데, 여러 후보들 가운데 최종 후보에 오른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각각 4조 5000억원, 3조 5000억원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우선협상 대상자' 통보는 나오지 않았지만,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미국 본사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그룹을 이베이코리아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확정했다.

그동안 국내 유통명가들은 시장 변화에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 하고, 쿠팡의 기세에 눌려왔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확장 정책과 배송 시스템을 도입해 이커머스를 장악했다. 올해 초에는 나스닥에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만큼 성장했다. 쿠팡을 한 번도 안 써 본 사람을 찾기 어려울 만큼 쿠팡의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통했고, 로켓에 올라 타 기존 유통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 시장 변화와 쿠팡의 로켓 전략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 한 국내 유통사들은 이베이코리아에 주목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최종 인수 후보에 오르며 대결구도를 이뤘는데, 금일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안게 되며 또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번 인수전에 신세계그룹이 성공하며, 신세계그룹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이미 신세계그룹은 쓱닷컴(SSG.COM)으로 쿠팡과 비슷하게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아직 시장 점유율이 3%에 그쳐 점유율 13%에 달하는 쿠팡에는 한참 뒤쳐지지만, 이들은 판매업체의 물품을 위탁받아 배송부터 재고관리, 교환과 환불 서비스 등 전 과정을 담당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유통의 핵심으로 불리우는 풀필먼트에 대한 투자를 신세계그룹은 대규모 자금을 들여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신세계그룹은 장기간 유통업계 강자로 브랜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허점이었던 IT 부문 역량도 힘을 싣기 위해 최근 네이버와 컨소시엄도 꾸렸다. 이번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네이버의 지분 투자가 있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순위는 네이버가 17%로 1위를, 쿠팡이 13%로 2위를, 이베이코리아가 12%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유통업계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될 경우 신세계그룹의 시장 점유율이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인 쓱닷컴의 점유율과 이베이코리아 점유율을 합산하면 총 15% 점유율로 계산돼 쿠팡보다 2% 규모가 크다.

네이버의 동맹과 이번 인수전 성공으로 신세계그룹과 쿠팡이 펼칠 온라인 대전에 귀추가 주목된다.